잇단 점포폐쇄 움직임으로 외국계 은행 노사관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9월 성남중앙지점과 중계동지점을 폐점하는 등 올해 22개 점포를 폐쇄했다. 시장에서는 씨티은행이 22곳에 그치지 않고 추가 폐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22곳은 전체 점포의 18%에 달한다.

문제는 인력이다. 씨티은행은 축소된 점포의 인력을 일손이 부족한 지점에 재배치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벌써부터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다. 이날 시작된 노사의 임금·단체교섭에서도 점포축소 문제를 놓고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 관계자는 “일촉즉발 상태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외국계은행인 SC은행은 영국 본사발 점포폐쇄 소식에 흔들리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즈는 피터 샌드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인용해 “SC가 한국의 소비자 금융과 내수기업 금융을 담당하는 조직을 줄인다는 새 경영전략을 세웠다”며 “한국 지점의 25%를 줄여 250개만 남겨 둘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점 100개를 줄인다는 소식에 SC제일은행지부는 격앙된 분위기다. 서성학 위원장은 “점포 축소는 노조와 반드시 협의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본부가) 마음대로 진행하면 직원들의 굉장한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 위원장은 “한국에서 영업이 실패했다면 점포만 축소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경영에 실패한 책임자에게 먼저 책임을 묻고 점포 축소든 공격적 확대든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일방적인 발표는 직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사기를 꺾는다”며 “(본사는) 한국 상황에 대한 진위부터 파악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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