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에 광케이블을 납품하는 일진전기가 통신사업부 직원에 대한 정리해고 절차에 돌입했다. 정리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금속노련 일진전기 반월공장노조(위원장 방운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31일 공문을 통해 “통신사업부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 사업부 정리에 따른 정리해고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날 통신사업부 직원 53명(관리직 10명·생산직 43명) 중 희망퇴직을 거부한 생산직 직원 13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희망퇴직을 수용한 직원 43명은 3개월치 기본급을 위로금으로 받고 올해 말까지 근무할 예정이다.

일진전기는 재계 순위 50위인 일진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KT·LG유플러스에 광케이블을 납품하는 회사다. 지난해 49억8천여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10억1천여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노조에 따르면 일진전기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광케이블과 비교해 자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점을 이유로 올해 통신사업부를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케이블 원재료인 구리 등을 생산하는 재료부와 연구소는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달 회사가 비상경영 방침을 밝힌 이후 노사는 4차례 노사협의회를 진행했다. 애초 통신사업부 직원 10명에 대한 정리해고 방침을 밝혔던 회사는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사업부를 통째로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노조는 주야 2교대로 운영되는 통신사업부를 조건 없는 주야 3교대로 전환하겠다고 제안했다. 노조는 주야 3교대로 전환할 경우 인건비 절감효과가 크기 때문에 중국 제품과의 경쟁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운제 위원장은 “노조는 회사와 상생하기 위해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과 2011년에 임금을 동결했는데 회사는 사업부를 통째로 정리하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며 “주야 2교대를 3교대로 바꾸면서까지 노조는 정리해고를 하지 말자고 제안했는데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회사 관계자는 "70% 가까이 희망퇴직을 결정했다"며 "정리해고가 아직 시행되지 않은 만큼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