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리해고를 앞둔 일진전기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일진그룹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구태우 기자

"회사가 어려우면 부동산부터 팔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희망퇴직을 하고 직원부터 자릅니까?"

올해 12월31일부로 정리해고되는 일진전기 반월공단노조(위원장 방운제) 조합원들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일진그룹 본사 앞에 모였다.

금속노련과 노조가 주최한 이날 결의대회에는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통보받지 않은 재료부 소속 조합원까지 참석했다. 이들은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20대 막내 조합원 김아무개씨는 “며칠 후면 형님들을 볼 수 없게 돼 안타깝다”며 “형님들을 위해 열심히 싸우겠다”고 울먹였다.

KT와 LG유플러스에 광케이블을 납품하는 일진전기는 지난달 31일 공문을 통해 통신사업부 사업 중단 방침에 따라 희망퇴직을 거부한 13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희망퇴직 의사를 밝힌 40여명은 3개월치 기본급을 위로금으로 받고 올해까지 근무할 예정이다.

노조는 통신사업부 사업 재개와 정리해고·희망퇴직 철회를 요구하며 회사를 상대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행 주간 2교대를 주간 3교대로 전환할 경우 인건비가 대폭 절감돼 통신사업부를 계속 운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운제 위원장은 “서울 한복판에 일진그룹의 고층빌딩이 있는 이유는 우리가 회사를 위해 밤낮 없이 일하며 기름을 닦고 조이며 일했기 때문”이라며 “비상경영을 해야 한다면 주간 2교대를 3교대로 전환하거나 전환배치를 하는 등 상생할 방법을 검토해야지 어떻게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부터 할 수 있냐”고 반발했다. 방 위원장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투쟁해서 정리해고를 철회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홍용 연맹 조직강화본부장은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일진그룹이 40명을 잘라야 할 만큼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희망퇴직·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조합원들이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연맹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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