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기업 구조조정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임금노동자들의 근속기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이 가장 불안하거나 유연하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은퇴연령은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책자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을 발간·배포했다.

취직·퇴직 반복하면서 71세까지 일해

책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임금노동자 근속기간은 5.6년으로 통계를 발표하는 OECD 회원국 25곳 중 가장 짧았다. OECD 평균 근속기간(9.5년)을 한참 밑돌았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고용경직성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을 추진하자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근속기간이 짧아 경직성이 높다고 볼 수 없다”며 정부 주장을 반박했다.

그런데 노동부가 펴낸 자료집에서도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유연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30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1년 미만 단기근속자 비중이 높지만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들은 10년 이상 장기근속자 비중이 높은 만큼 대기업의 고용경직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은퇴연령은 2007~2012년 평균 71.1세로 34개 회원국 중 멕시코(72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유연한 노동시장 속에서 퇴직·이직·취업을 반복하면서 고령이 될 때까지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 노동생산성 세계 3위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임금수준과 남녀임금 격차도 OECD 최하위 수준을 맴돌았다. 특히 남녀 임금격차는 2012년 기준으로 가장 컸다. 남성 중위임금을 100으로 할 때 여성 중위임금은 63.7로 그 격차가 36.3이었다. OECD 평균 격차(14.5)의 2.5배나 됐다.

2013년 기준으로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23.9%로 21개 회원국 중 미국(25.3%)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았다. 다만 노동부는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나라마다 조사출처와 대상자 범위가 다양해 직접 비교할 때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노조가입률은 2012년 기준으로 9.9%인데, 29개 OECD 회원국 중 26위에 그쳤다.

재계가 우리나라의 낮은 노동생산성을 이유로 임금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통계수치는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2013년 기준 11만달러로 26개국 중 3위나 됐다. 반면 서비스업은 4만7천달러로 21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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