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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용 차량 만드는 현대차 남양연구소도 불법파견

기사승인 2016.02.17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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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차업계 '사내하청 불법파견' 대세, 철강업계 소송에 영향 줄까

시험용 차량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의 사내하청도 불법파견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완성차업계의 경우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연속흐름 방식의 생산공정이 아니라도 파견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례가 쌓이고 있다. 이런 흐름이 잇따라 예정돼 있는 철강업계 유사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6일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42민사부(재판장 마용주 부장판사)는 현대차 남양연구소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박아무개씨를 포함한 4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박씨 등이 현대차의 근로자지위에 있다고 보고 직접고용 의사를 밝히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한 지 2년이 되는 시점부터 발생한 정규직과의 급여차액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수동식 컨베이어도 원청 지휘·명령 부정 못해”

이번 판결은 현대차 울산·전주·아산공장 같은 양산공장이 아닌 시험용 차량을 만드는 공장, 그리고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 공정이 아니라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는 수동적 컨베이어벨트 공정의 사내하청도 파견으로 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14년 9월 서울중앙지법은 컨베이어벨트로 운영되기 때문에 업무 성격상 도급이 어려운 현대차 양산라인의 의장(조립)·도장 공정뿐 아니라 품질관리·엔진생산 공정 사내하청도 불법파견으로 간주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시험용 차량을 만드는 사내하청 도장업무가 양산 과정의 도장업무보다 독립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재판부는 “현대차가 연구·개발한 도장공법의 작업 적합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도구적·대상적 성격을 강하게 띤다는 점에서 현대차 연구원들이 수행하는 각종 검증작업과의 관계에서 종속적 성격이 두드러진다”고 판시했다.

남양연구소 도장업무는 연속적으로 작동하는 현대차 양산공장 컨베이어벨트와 달리 스위치를 수동으로 조작해 가동과 중단을 반복한다. 연속흐름식 컨베이어벨트 업무에 비해 사내하청에 대한 통제·관리 정도가 약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법원은 근로자 파견 요소가 짙다고 판단했다. 연구소측에서 정한 생산계획에 따라 사내하청업체 작업량이 정해져 있는 탓이다. 재판부는 “단지 양산공장에서 컨베이어를 통해 이뤄지는 관리와 비교해 밀도가 낮다는 이유만을 들어 근로자파견에서의 지휘·명령관계를 부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밖에 사내하청업체의 도장업무를 전문성이나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업무로 봤고, 사내하청업체가 행사한 근태관리에 독자적인 지휘·명령권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철공장 크레인, 자동차공장 컨베이어와 유사”

현대차와 한국지엠에 대한 법원 판결에 이어 컨베이어벨트 작업이 아닌 공정까지 잇따라 불법파견이 나오면서 철강업종에 대한 법원 판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18일 현대제철 순천공장(옛 현대하이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100여명이 2011년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1심 선고를 내린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노동자 912명도 올해 1월 인천지법에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소송에 대한 광주고등법원의 2심 선고는 이달 3일로 예정됐다가 변론이 재개되면서 연기됐다. 1심에서는 노동자들이 패소했다.

노동계와 노동계를 대리하는 법률전문가들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하지 않는 철강업종의 사내하청 역시 파견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종연 변호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는 “자동차공장처럼 일련의 연속된 생산공정을 통해 완제품을 생산한다는 면에서 본질적 차이가 없고, 정규직들이 꺼리는 업무에 사내하청이 생산라인 중간중간에 배치돼 원청 지시를 받으면서 단순업무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제철공장의 경우 크레인이 자동차공장 컨베이어벨트와 같은 역할을 하는 데다, 작동방식 특성상 무전기나 수신호를 이용한 원청의 업무지시가 더욱 뚜렷하다고 보고 있다.

김태욱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는 “컨베이어라는 기계장치 그 자체로 도급이 어려운 업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흐름 생산공정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속흐름 생산공정이라면 원청이 지휘·명령을 하는 파견이고, 연속흐름 생산이 아니라 하더라도 요건만 갖추면 파견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기존 판례에서 확인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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