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요구하는 임금체계 개편에 반대하며 10일로 93일간 파업을 벌인 KPX케미칼노조가 업무에 복귀한다. 회사가 호봉제 폐지와 2공정 도급화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노사갈등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노조는 “조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회사로 복귀하고, 임금체계 개편과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회사와 교섭을 병행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폴리프로필렌글리콜을 제조·판매하는 KPX케미칼 노사는 지난해 8월부터 임금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다 회사가 호봉제를 폐지하고 57세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자고 요구하면서 노사갈등이 불거졌다. 회사는 2016년 임금을 동결하고 신입사원 임금 삭감도 요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2공정 도급화 전환계획을 꺼냈다. 노조는 같은해 12월10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파업 이후 18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국노총 울산본부와 울산공장에서 농성을 이어 가던 노조는 이달 8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울산지법은 회사가 제기한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뒤 중재안을 냈다. 중재안은 2014년 임금교섭 합의안을 올해 교섭에서 노사가 받아들일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회사가 2공정 도급화를 재추진하더라도 노조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조합원 전원에게 요구하면서 화해가 무산됐다.

노조는 11일부터 업무에 복귀한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임금교섭과 관련 없는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했고 이후 교섭에서도 해결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며 “회사의 사무직 인력과 비조합원 중심으로 불안정하게 운영된 공장을 정상화하고 교섭으로 임금협상을 승리로 쟁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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