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위원장 변성준)가 회사를 상대로 자구안 철회와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며 7일 오후 4시간 시한부파업을 벌였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노조·노동자협의회 중 가장 먼저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주요 조선소에서 파업이 잇따를 전망이다.

노동자협의회 소속 노동자 3천여명은 이날 오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내 민주광장에 집결해 파업집회를 한 뒤 안벽과 독(dock)·식당·조선소 정문·지원관 삼거리를 거쳐 다시 민주광장으로 돌아오는 야드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오후 5시에 마무리집회를 한 뒤 퇴근했다.

삼성중공업이 마련한 자구안은 자산과 인력·설비·임금 감축을 골자로 한다. 2018년까지 1만4천명에 달하는 전체 인력 중 30~40%를 줄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노동자협의회는 “삼성중공업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지난 10년 5조2천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이 중 지난해 발생한 적자 1조2천억원을 제외해도 4조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남아 있다”며 “삼성중공업이 정부와 채권단의 구조조정 놀음에 놀아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가 내놓은 자구안은 회사를 살리는 자구안이 아니라 조선소를 죽이고, 지역경제를 무너뜨리고, 세계 1위 조선산업을 중국과 일본에 넘겨주자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4일 회사와 박대영 대표이사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회사가 자구안의 일환으로 △석식 운영 중단 △근무복 지급수량 축소 △사원아파트 관리비 인상 등을 추진하며 노사합의 산물인 사내 복지제도를 일방적으로 축소한 데 따른 것이다. 5일과 6일에는 업무 시작시간인 오전 8시 전까지 안벽 출입을 차단하는 준법투쟁을 벌였다. 이어 이날 오후 4시간 시한부파업에 나서는 등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동자협의회는 “회사측이 자구안을 철회하고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중단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중공업 파업을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으로 파업행렬이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절차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노조는 4~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투표 참가 조합원 88%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