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기본급을 5만8천원 올리고 임금피크제를 확대하지 않기로 잠정합의했다. 호봉승급을 통한 기본급 인상 방식에 대한 비판과 임금인상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내부 반발이 적지 않아 잠정합의안의 조합원총회 통과 여부를 예측하기 힘든 분위기다.

25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24일 오후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21차 임금교섭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임금협상 의견접근안(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번 합의안의 특징은 호봉액수를 올리는 대신 호봉승급을 통해 기본급을 올리는 방법을 선택한 점이다. 노사는 정기승급 2호봉분 2만9천200원·별도승급 2호봉분 2만8천800원을 인상해 기본급을 총 5만8천원 올리기로 했다.

회사는 경영성과급·품질지수향상기념 격려금으로 기본급 대비 350%와 330만원을 올해 말까지 지급한다. 개인연금 지원금은 현행 2만원에서 3만원으로 올리고 회사주식 10주와 20만원어치 재래시장상품권을 주기로 합의했다. 교섭 마지막까지 쟁점이 됐던 임금피크제 확대안은 회사가 철회했다.

임금체계 개선 등은 별도 합의를 통해 접점을 찾았다. 임금체계와 통상임금 문제는 노사가 꾸린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 논의사항을 바탕으로 올해 12월 말까지 합의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등 자동차산업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기별 정기회의를 여는 방안도 합의안에 담겼다. 또 '노사 미래발전전략위원회'를 꾸려 위기 대응능력 제고를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26일 조합원총회를 열고 잠정합의안 찬반 의견을 묻는다. 임금인상 규모가 2010년 이후 최저에 그치면서 잠정안에 대한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집행부를 제외한 대다수 현장조직들이 부결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국내 경기와 현대차 실적 악화라는 악재 속에 어렵게 잠정합의안이 나왔지만 총회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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