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 노동자들이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 전환과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해소를 요구하며 연속파업에 나선다. 기아차 비정규직이 파업을 벌이는 것은 2007년 이후 10년 만이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분회장 김수억)는 25일 "실효성 있는 정규직 전환 특별교섭과 임금·단체교섭 승리를 위해 23일에 이어 27일과 29일 파업을 한다"고 밝혔다.

기아차 비정규직은 2005년 금속노조 기아차사내하청지회를 설립한 뒤 2007년 정규직노조로 흡수되는 방법의 통합으로 지부 화성지회에 사내하청분회를 만들었다. 이번 분회의 파업은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임금인상과 단협 체결을 요구하며 벌인 파업 이후 10년 만이다.

기아차 정규직-비정규직은 하나의 노조(금속노조 기아차지부)로 꾸려졌지만 임단협은 사실상 매년 각자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정규직이 원청과 교섭을 하고, 비정규직이 하청업체들과 교섭을 하는 방식이다. 분회 관계자는 "하청업체는 비정규직의 처우에 대한 결정권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임단협은 매년 지부와 원청 간의 교섭으로 마무리된다"며 "비정규직이 자신의 요구를 원청에 직접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투쟁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회는 실효성 있는 정규직 전환 특별교섭도 요구하고 있다. 2014년 9월 서울중앙지법은 비정규직 468명이 기아차 정규직으로 인정해 달라며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이들이 정규직이라고 판결했다. 회사와 지부는 특별교섭에서 비정규직 465명을 정규직으로 특별채용하기로 합의했으나 당사자인 분회는 반발하고 있다. 3천400여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전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분회는 지난 23일 주야간 2시간 시한부파업을 했다. 27일과 29일에도 추가 파업을 한다. 김수억 분회장은 "사측을 두려움에 떨게 할 투쟁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도 임단협도 진전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회사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1년간 고공농성을 한 한규협·최정명 동지에 대한 손해배상 가압류 문제 해결과 전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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