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인터넷 회선 설치 작업 중이던 SK브로드밴드 설치기사가 추락해 숨진 이후 고공작업 중인 기사의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 2014년 이후 15명의 통신·전자업계 설치기사가 고공작업 중 추락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전자·통신업계 노동자의 중대재해 사망사고'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고공작업을 하는 설치기사의 작업 특성에 맞는 추락방지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9월7일까지 15명의 설치기사가 고공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 이들은 티브로드·KT·삼성전자 등의 원청 또는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는 설치기사들이다. 이들은 인터넷 등 통신 케이블을 설치하기 위해 전신주에 오르는 고공작업을 한다. 또 에어컨 설치기사들은 실외기 설치를 위해 아파트나 주택 난간에서 작업을 한다. 올해에는 6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 지난달 27일 추락사고를 포함할 경우 올해는 7명의 기사가 추락해 사망했다.

고공작업 중 사망원인으로는 전신주 작업 중 감전되거나 와이어 등 안전장구가 끊어지면서 발생한다. 2015년과 올해 발생한 2건의 추락사고는 안전벨트나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발생했다. 에어컨 실외기 점검 중 노후건물의 난간이 붕괴되거나 작업자가 실족해 추락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27일 추락사고가 발생한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원청과 협력업체가 도급기사에게 안전장구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재해자는 안전모와 안전화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원·하청 도급계약서를 보면 안전보건 방재관리는 협력사에 모든 책임을 넘기고, 손해에 대해서도 협력사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이렇게 무책임하게 (하청에 책임을 떠넘기면) 노동자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에어컨·통신케이블을 설치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외주화를 금지하고 스카이 차 이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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