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농수산물시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처우개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에 따라 2014년 용역회사에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자회사로 편입된 뒤에도 임금과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농수산물시장노조(위원장 백봉렬)는 16일 정오 서울 가락동 가락시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공사, 회사는 적정인력 보장과 처우개선을 위해 노조와 성실한 임금·단체교섭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노조 조합원들은 서울 가락동 가락시장·양재동 양곡시장·외발산동 강서시장 시설관리와 청소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이다. 7개 용역회사에 속해 일하다가 서울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따라 2014년부터 공사 자회사인 서울농수산시장관리주식회사에 편입됐다.

김성상 노조 사무장은 "공사 자회사로 소속이 바뀌면 임금·처우가 좋아질 것이라고 다들 기대했지만 2년이 지나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받는 것은 용역회사일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휴가를 사용하려면 당사자가 자비를 들여 대체인원을 구해야 하는 기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임단협을 하고 있지만 임금인상과 인원충원, 휴게실 설치 같은 근무환경 개선대책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자회사와의 교섭 교착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공사와 서울시를 상대로 직접 대화를 요구할 방침이다.

백봉렬 위원장은 "자회사로 전환하면서 용역회사에 지급하던 도급비를 상당 부분 절약했는데도 처우개선에 한 푼도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며 "회사가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회피할 경우 파업 등 강력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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