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단체가 구속수감 중인 최규선 썬코어 회장의 기업경영권 박탈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씨가 손대는 기업마다 망가지면서 자본시장에서 격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최씨를 '기업사냥꾼'으로 지목했다.

한국노총·금속노련·썬코어노조·약탈경제반대행동은 25일 공동성명을 내고 "최규선은 썬코어뿐만 아니라 자신이 인수했던 모든 기업의 경영을 파탄에 이르게 했고, 수많은 노동자들을 해고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본지 2017년 4월24일자 4면 '투기꾼 놀이터 된 썬코어, 노동자는 피눈물' 참조>

김대중 정권 최대 게이트사건의 주범인 최씨는 2015년 자동차에 들어가는 베어링을 생산하는 ㈜루보를 인수하고 썬코어로 상호를 변경했다. 루보는 2007년 작전세력의 주가조작사건에 휘말리면서 한바탕 풍파를 겪었던 기업이지만, 전문 기술업체로서 월 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왔다. 하지만 최씨가 루보를 인수한 지 2년 만인 최근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썬코어는 200억원대 영업손실과 37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노동·시민단체는 "최규선은 썬코어의 악화하는 경영실적에 무관심한 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신사업으로 회사 경영을 정상화시킨다며 직원들을 호도했다"며 "163억원을 주고 도담시스템스를 자회사로 인수해 도담시스템스의 채무 98억원을 썬코어에 떠넘기고, 급여와 법인카드 사용으로 매월 1억원을 펑펑 썼다"고 비난했다.

썬코어 회계감사인 도원회계법인은 지난달 감사의견을 거절했다. 올해 8월까지 적정 감사의견을 받지 못할 경우 상장이 폐지된다. 노동·시민단체는 "유아이에너지·현대피앤씨·썬코어·썬텍·도담시스템스처럼 최규선이 인수한 기업은 예외 없이 부실과 해고를 발생시켰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유아이에너지와 현대피앤씨에서 회삿돈 43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이들은 "산업은행과 정부·정치권은 기업사냥꾼이 기업경영권에 접근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그 시작은 최규선이 썬코어와 모든 기업에서 손을 떼게 만드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