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가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정부에 환자보호 강화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대폭적인 일자리 창출을 주문했다.

노조는 46회 국제간호사의 날인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이팅게일이 되고 싶은 꿈이 하루빨리 사직하고 싶은 꿈으로 바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인력부족에 따른 과도한 노동강도로 간호사의 76%가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신규 간호사 평균 이직률이 33.9%나 된다. 평균 근속연수는 5.4년에 불과하다.

인력부족은 정부가 추진 중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도 차질을 준다. 정부는 2020년까지 서비스 전면 도입을 예고했지만 사람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노조는 간호면허를 가진 10만명의 유휴인력이 과도한 노동강도 탓에 현장 복귀를 꺼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간호사 1명이 맡는 입원환자는 미국이 5명, 일본이 7명인 데 반해 한국은 15~20명이다.

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실시(11만5천325명) △만성질환자 전담 관리간호사 도입(5만명) △출산·육아휴직 등 모성권 보호 인력충원(3만2천649명) △모든 병원 환자안전전담인력 배치(3천227명) 등을 위해 50만개의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지현 위원장은 "환자가 안전하고 의료서비스 질이 높은 병원을 만들고 떠나는 간호사를 붙잡기 위해 보건의료산업에 즉각 44만명을 충원해야 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한국 보건의료인력 문제를 정부가 좌시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한국에서 1년간 예방가능한 환자안전 사고로 숨진 사람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의 세 배"라며 "예방가능한 일이었음에도 의료현장 인력부족으로 환자가 목숨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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