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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비정규직 핵심 해결책은 차별 해소

기사승인 2017.05.19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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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2012년 기준 87.4%, 지난해 86.1%라는 숫자가 잘 표현해 주듯 인천국제공항공사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우리 사회 비정규직 악용과 차별의 상징 같은 존재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뒤 첫 방문지가 인천공항이라는 건 20여년간 ‘쟁점은 있으나 해결은 없었던’ 비정규직 남용과 차별의 사슬을 끊을 수 있으리라는 들뜬 기대를 하게 해 줬다. 공공부문부터 모범을 보이고 인천공항을 모델로 해서 비정규직 핵심 문제로 부각한 간접고용(합법파견·용역·호출에서 불법파견 혐의 사업장과 특수고용까지)으로부터 비정규직 해결의 단초를 찾는 선택은 핵심을 찌르는 정공법으로서 파급효과도 크다. 약 500만명(38%)의 간접고용 비정규직과 1천400만 불안정노동층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방문이었다.

인천공항공사의 간접고용 구조를 해결하는 것은 네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공기업인 인천공항이 간접고용을 통해서 차별과 비정규직을 남용하고 있는 현실 개선의 필요성을 충족해 공공부문의 사회책임성을 높인다. 둘째, 임금의 중간착취, 신분적 차별과 박탈감을 해소해 공정성을 높인다. 셋째, 관리체계 중복 낭비와 관리비·업체 이윤 절감을 통해 경제적 효율성에 기여한다. 넷째, 자긍심·기술 전수와 비상대처 능력 향상을 통해 공항 운영의 안정성과 생산성을 높힌다.

간접고용 노동자 정규직화 비용보다 편익 커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화는 비용보다 편익이 높으며, 정규직 신입사원 연봉을 적용할 때 3년차 이후 편익이 비용보다 높아 정규직화의 경제적 효과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큰 근거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정규직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물가인상률보다 크게 높지 않은 임금인상률을 적용받지만, 간접고용 노동자를 고용하는 하청업체에 인천공항공사가 지불하는 대가는 월등히 크며 매년 간접고용 노동자의 임금보다 더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간접고용 업체에 지불하는 기성금에는 간접고용 업체가 누출시키고 있는 불필요한 관리비용과 중간착취 이윤이 포함돼 있어서 이를 절약하기만 해도 간접고용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도 남는다.

물론 여기에는 쉽게 계량화 가능한 수치만을 포함시켰을 뿐이며 비계량형 요소까지 감안하면 편익은 비용보다 훨씬 커진다. 간접고용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될 때 발생하는 생산성 증대효과(이는 사기효과와 조직통합 효과, 권한과 책임의 조화를 통한 운영능력 향상 효과)뿐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이 불필요한 용역관리 업무를 함으로써 본연의 독자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생산성 감소를 상쇄하는 효과까지 포함하면 정규직 전환의 경제적 효과는 이득으로 판명된 경제적 효과를 크게 상회할 것이다. 더구나 간접고용 비정규직 남용과 차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사회적 부가가치를 감안하면 사회경제적 효과는 더욱 커진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이득을 가져오고 오히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선택을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규직 전환방식과 전환 후 고용형태와 처우조건의 문제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자칫 이번 계기를 통해 시작될 변화를 무산시킬 만한 난항이 예상되기도 한다. 정규직 전환이 무기계약제 전환처럼 노동조건의 큰 개선 없이 고용유지에 도움이 되는 정도로 그치거나 또 다른 차별을 지속시키지 않게 하기 위한 고려가 가장 중요하다.

비정규직, 본사 조직과 통합해 차별 없애야

전환방식에는 협력업체에 흩어진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기존 본사 조직과 통합해 관리-기술-현업의 통합적 조직을 설계하는 것이 ‘차별 없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가치에 가장 부합한다. 그러나 비정규직이 기존 정규직 조직편제에 편입하면서 생기는 문제도 매우 크기에 사업단이나 사업본부 같은 독립적 위상을 부여하는 내부 통합 방안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자회사 방식도 단계적으로 고민할 수 있으나 ‘차별이 지속되는 한계’를 피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정규직 전환자에게 적용되는 처우가 현행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의 한계인 차별적인 무기계약직 수준이라면 의미는 퇴색할 것이다. 근속 10년차 이상의 숙련직으로서 인천공항 운영을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처우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직무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되는데 합리적 차이를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이나 노동조건의 현격한 차별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제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사무관리직·기술직·노무직 등의 직종별 임금격차가 그대로 유지돼 비정규직 차별이 직종차별로 전환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환 방식과 처우 적용 기준도 문제지만 직무유형별 구분이 차별로 이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2014·2015년 인천공항공사의 인력구조 개편방안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직고용·자회사 전환·장기 파트너십·기간제 도급(협력업체·사내하청·간접고용의 잘못된 표현)으로 전환유형을 나눴다. 2%가 조금 넘는 숫자인 134명의 직고용 전환(정규직이 아니라 분리직군제형 무기계약직 전환과 동일)업무와 3% 수준인 224명의 자회사 소속 전환업무라는 다층화된 인력구조로 인해 처지가 더 위태로워진 대다수 80%의 인력이 속한 아웃소싱 지속 업무로 나뉜 중층 차별구조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5%의 제한된 개선을 위한 대가는 가혹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불행히도 인력절감 방안으로 이어져 그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인천공항공사의 기존 발상은 이와 같았으며, 정규직 전환을 다루면서도 여전히 변형 적용될 우려가 있다. 공항운영·보안방재·시설유지관리·환경미화로 직렬을 구분할 수 있으나,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차이를 합리적으로 구분하는 수준에서 처우와 전환 방식을 가능한 한 통일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차별받는 2등 정규직 양산할 자회사 모델

무엇보다 승무·역무를 자회사로 전환한 코레일 방식을 택할까 우려된다. 코레일의 역무운영 등을 담당하는 코레일네트웍스 모델이 있다. 코레일 직원 평균보수는 6천776만원인데 코레일네트웍스의 평균보수는 4천469만원(2013년 2천448만원에서 무기계약직이 대거 들어온 2014년부터 4천만원 대로 증가)이다. 그런데 코레일네트웍스 무기계약직의 평균보수는 2천502만원으로 자회사 내 정규직 대비 60%고, 코레일 정규직 대비 36.9%다. 코레일 신입사원의 평균보수인 2천667만원 보다 낮다. 2014년부터 코레일의 아웃소싱으로 역무 등의 인원이 코레일네트웍스의 무기계약직으로 바뀐 것이다. 직무와 숙련 차이를 감안해야 하지만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돼 임금수준이 정규직 대비 36.9%로 하향조정되는 모델이다.

코레일에서 아웃소싱된 승무인원이 주축인 코레일관광개발의 경우 현원으로 볼 때 정규직 776명, 무기계약직 23명, 기간제 97명으로 정규직 중심 자회사다. 사회적 쟁점이 됐던 KTX승무원 해고를 둘러싼 갈등 여파로 자회사 정규직 방식을 택한 경우다. 코레일관광개발의 정규직 평균임금은 3천324만원으로 코레일 정규직 대비 49%의 임금을 받고 있다.

자회사 정규직 전환 모델이 무기계약직이 아니라 자회사 정규직이라 하더라도, 코레일의 경우를 본다면 현재 인천공항의 정규직과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평균임금 차이와 다르지 않다. 코레일관광개발 정규직 직원의 대다수는 승무에 종사하는 여성이며 직급은 사원에 몰려 있다. 직종차별·여성차별이 비정규직 차별을 대체한 모델이다.

‘사업장 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직무의 차이는 합리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그 차이의 정도가 외주용역의 임금 격차와 동일하거나 더 낮다면 자회사 방식 해법은 함량미달이다. 더구나 자회사 무기계약직의 방식까지도 열려 있다면 현재보다 처우가 나빠지는 직종도 생긴다.

우리 사회 비정규직 문제를 풀 단초가 될 인천공항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또 다른 차별을 정당화하는 방편이 되거나 중층화된 이중차별을 새로 도입하는 방식이 되지 않고, 업무 차이가 있을 뿐 사람 차별은 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방안을 찾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제를 위해 당사자인 노동자들도 차이 속 연대의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대 실험이 대실패로 귀결될 함정이 널려 있다. 최선의 해법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논의하되 모두를 만족시킬 해법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비정규직 전체를 아우르는 해결 모델을 만들어 나간다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여전히 남은 함정을 넘어서서 인천공항 인력운영 모델이 차별과 남용의 상징이 아니라, 통합적 인력운영 모델이 돼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김성희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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