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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시대 앞당겨질까

기사승인 2017.05.19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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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런데 대선 당일인 이달 9일자로 작성된 더불어민주당의 ‘국민주권선대위 일자리위원회’ 보고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임기 중 실현으로 목표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다음달 29일까지는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노동계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는 중소 영세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고려해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목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는 현실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언제 실현될 수 있는 것일까.



최저임금 1만원은 나라다운 나라의 기본
허윤정 한국노총 정책국장

   
▲ 허윤정 한국노총 정책국장

대선이 끝나자마자 더불어민주당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공약 후퇴 논란이 불거졌다.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1만원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그 방법을 고민해도 모자란 마당에 달성시기를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하는 것은 목표달성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낮은 최저임금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됐고, 그 공감대가 바로 최저임금 1만원이다. 그래서 이 수준에 언제 도달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의미가 없다. 목표에 가장 빨리 도달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는 로드맵을 짜기만 하면 된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그 안에서 최저임금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결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되기만 한다면 정부가 최저임금 수준 달성 이행을 약속할 필요도 없을 텐데 말이다. 최저임금이 합리적으로 결정되고, 제대로 지켜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스무 개가 넘게 발의된 개정안을 끌어안고만 있는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 최저임금법이 합리적으로 개정돼 최저임금제도가 그 취지대로 올바로 작동될 때 최저임금이 더 이상 현실에서 괴리된 수준으로 결정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양보할 수 없는 최저임금 1만원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

   
▲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

알바노동자들은 2018년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요구한다.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 사회·경제적으로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실제 그런 사례는 없다. 미국의 경우 30%까지 최저임금을 올린 적 있다. 물가나 실업률이 올라가지도, 취업률이 낮아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고용이 활성화되고 나쁜 일자리가 줄어드는 사례가 많았다. 한국에서도 참여정부 때 매년 10% 이상 최저임금이 올랐다. 가장 많이 올랐을 때가 13%대다. 당시 실업률이나 물가상승률이 이명박 정권보다 나쁘지 않았다. 사회·경제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건 설득력이 없다.

최저임금은 인권의 문제다. 노동자들이 인간적 품위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맛있는 것도 사고, 어려운 곳에 후원도 하고, 필요할 때는 택시도 탈 수 있어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법’을 발의해 통과시키고,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을 해임해야 한다. 또한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협상창구를 열어야 한다.


최저임금 결정기준, 가구단위로 바꿔야
오민규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사업실장

   
▲ 오민규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사업실장

우리는 지난 일주일 동안 대통령이 의지만 있으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최저임금 1만원 현실화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우선 30년간 변하지 않고 있는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변경해야 한다. 생계비 결정 기준을 비혼 단신 노동자에서 가구 단위로 바꿔야 한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 대다수는 가구 핵심 소득원이다. 최저임금을 받으며 가구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의미다. 최저임금 월급 209만원·시급1만원은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삶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선정에 대한 노사단체 추천권을 보장하고, 일부는 정부가 아닌 국회가 선출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밀실에서 이뤄지던 최저임금위 교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사업주는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 정부가 근로감독을 통해 최저임금 미준수 사업주를 사법처리한 비율은 2%대에 그친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신고해 적발하는 경우가 절반 정도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를 사용자에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판단하고 불참하고 있다. 법·제도 개선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분명한 답을 내 놓길 바란다.


최저임금 안정화와 산입범위 개선이 시급
김동욱 한국경총 기획홍보본부장

   
▲ 김동욱 한국경총 기획홍보본부장

새 정부는 대선 과정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더불어 ‘2018년 인상률 10% 이상 실현’이라는 계획도 함께 제시함으로써 당장 내년부터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우려되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 달성 목표에 대해 심도 있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우리 최저임금은 그간 매우 빠르게 오르고 절대적인 수준도 높아졌다. 2000년 1천600원에서 2017년 6천470원으로 4배 증가했다. 이러한 연평균 8.6%의 인상 속도는 같은 기간 임금상승률(4.9%)과 물가상승률(2.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가파른 인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을 고려한 최저임금 수준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국 중 8위에 올라섰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선진국들과 달리 근로자들이 고정적으로 지급받는 정기상여금 및 일부 수당을 최저임금 준수여부 판단 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하면 현재 우리 최저임금 수준은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최저임금 근로자의 97.4%가 300인 미만 기업에, 92.3%가 30인 미만 영세기업에 일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여건을 고려치 않고 또 다시 고율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진다면 영세 중소기업을 범법자로 내몰고 취약계층의 일자리 상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부작용을 감안하면 당분간 최저임금은 안정될 필요가 있다.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지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협소한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노동계 최저임금위 복귀 기대
김성호 최저임금위원회 상임위원

   
▲ 김성호 최저임금위원회 상임위원

지난 3월31일 고용노동부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했다. 심의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4월6일에 첫 전원회의를 열었으나 노동계 불참으로 논의하지 못했다. 법정기일인 6월29일 이전에 논의를 마무리하자는 의견만 모았다.

노동계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에서 심의하고 의결해야 한다. 다음달 말까지는 내년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정해야 한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 위원들이 하루속히 복귀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선거가 끝났고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 5월 말 6월 초에는 복귀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전원회의는 열지 못하고 있지만 실무준비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경영계·노동계가 참여하는 실무위원회가 생계비·유사근로자 임금·노동생산성·소득분배율 등 최저임금 결정의 기준이 되는 사항들을 조사하고 있다. 노사정 위원들로 구성된 전문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근로자 위원들의 불참으로 회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실무위원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서로 간 합의를 통해 심의일정을 빠듯하게 잡는다면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하다고 본다. 노동계가 하루속히 최저임금위에 복귀해 논의에 참여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요청 드린다.

편집부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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