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초고속인터넷과 IPTV를 설치·수리하는 노동자를 자회사 설립 방식으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히자 협력업체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1일 초고속인터넷과 IPTV 설치·수리업무 직원 5천200여명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와 희망연대노조가 직접고용 방안을 놓고 협상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업체들은 반발했다.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사용자모임인 전국센터협의회는 22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센터장회의를 열었다. 센터장 100여명이 참석했다.

센터협의회 관계자는 “회의 때 여러 의견이 제시됐을 뿐 결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상대책위 구성을 비롯해 23일 구체적인 대응방법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의 조치가 협력업체 영업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 노조에 따르면 협력업체 사장들은 "SK그룹 계열사를 하나 더 만들기 위해 100여개 중소기업의 생존권을 빼앗는 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는 회사 발표를 반겼다. 지부는 "노동조건 개선과 고용불안 해소,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직접고용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부는 "노사 협상으로 세부 내용을 결정해야 한다"며 "노동조건 개선이 전제되지 않으면 고용만 보장된 중규직이라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부는 지역별로 조합원 설명회를 열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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