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최규선 썬코어 회장의 사기행각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과 노동자들이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으로 장외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국회와 정치권, 금융·사법당국에 최씨의 경영권 박탈과 피해기업·노동자들을 구제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업사냥꾼 최규선 피해기업 및 노동자 공동대책위원회(최규선대책위)'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최규선대책위에는 한국노총·금속노련·썬코어노조·약탈경제반대행동 외에도 현대페인트(옛 현대피앤씨)와 썬테크놀로지스비상대책위원회(썬텍비대위)가 이름을 올렸다. 대책위에 따르면 석유화학업계 대표주자였던 현대페인트는 2007년 8월 최규선씨가 기업을 인수한 뒤부터 최규선의 '금고' 역할만 하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쇠락해 올해 4월 결국 파산했다. 썬텍은 최씨가 지난 2015년 썬코어와 방위산업체인 도담시스템스에 이어 이듬해 인수한 회사로, 철강 압연용 롤을 만드는 업체다.

대책위는 썬텍도 현대페인트처럼 최규선의 '금고'나 다름없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올해 3월 썬코어가 자금압박을 받자 썬텍 돈 60억원을 끌어썼다. 썬텍이 썬코어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을 취했다. 썬텍비대위 관계자는 "최규선이 썬텍 자금을 모두 가져다 쓰는 바람에 현재 회사운영에 필요한 자금까지 바닥난 상태"라며 "아직까지 화성공장에서 생산은 하고 있지만 원료대금을 집행하지 못할 수준까지 왔고, 거래기업들은 일감을 주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썬텍비대위가 최규선대책위에 참여한 이유다.

최규선대책위는 이날 썬텍·썬코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최씨 경영권을 박탈하고,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라고 촉구했다. 김주훈 썬코어노조 위원장은 "최규선은 형집행정지 중에는 병원 입원실에서, 구치소 수감 중에는 접견실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자금집행 등 주요 결정을 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은 하루속히 기업회생절차 개시해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기업사냥꾼들이 자본시장에서 활개치고 다니며 건실한 중소기업들을 망치고 있는 동안 금융감독기관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썬텍·썬코어 노동자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부당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득 의원은 "제조업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해 최규선 같은 사기꾼들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도록 법·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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