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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해고 승무원의 잃어버린 시간

기사승인 2017.07.16  10: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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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1년째다. 날짜를 헤아려 보니 13일로 4천153일째다. KTX 해고 승무원의 잃어버린 시간이다. 20대 중반 취업한 이들이 어느새 30대 중반이 됐다. 남은 해고 승무원 33명 가운데 가정주부가 된 이도 있지만 대다수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다. 이들은 복직의 꿈을 접지 않았다.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 3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방문해 정책제안서를 전달했다. 지난 10일부터 복직을 위한 기도회·토크콘서트도 열리고 있다.

KTX 해고 승무원의 수난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TX 개통에 맞춰 옛 철도청(현 코레일)은 여승무원 채용공고를 냈다. “채용 후 1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홍보도 곁들였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여승무원의 신분은 철도청 자회사인 홍익회(현 코레일유통)의 위탁계약직이었다. 채용된 여승무원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이었지만 정규직 전환 약속을 믿고 하루하루를 견뎠다. 하지만 끝내 철도청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에 항의한 여승무원들이 집단행동을 했지만 철도청은 묵묵부답이었다.

여승무원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철도청은 다른 자회사(KTX관광레저)로 그들을 이적하는 꼼수를 냈다. 당시 280명의 여승무원은 전적을 거부했는데 철도청은 계약만료를 이유로 이들을 해고했다. 해고된 여승무원들은 2008년 서울중앙지법에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냈다. 당초 1·2심 법원은 2010년·2011년에 “여승무원과 코레일과의 묵시적 계약관계가 인정된다”며 승무원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대법원은 2015년 코레일의 승무원 위탁계약은 합법도급이라며 하급심 판결을 뒤집어 버렸다. 대법원에서 패소하자 해고 승무원은 ‘빚 폭탄’을 떠안게 됐다. 1·2심 승소로 받은 체불임금 1억원이 고스란히 빚이 됐다.

입석까지 포함하면 약 1천명의 승객이 탑승하는 KTX는 4명의 승무원이 서비스를 담당한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이고 세 명은 자회사 소속 승무원이다. 2006년 코레일은 여승무원이 파업에 들어가자 불법파견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코레일은 열차팀장의 지휘명령 권한을 없애는 한편 승객안전과 관련한 업무를 승무원 업무매뉴얼에서 제외했다. 승무원 업무는 열차권 판매와 서비스 업무로 국한시켰다.

이런 결정은 위험천만한 것이다. 18량으로 이뤄져 있는 KTX에서 승객안전을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 혼자 감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민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다. 사고가 일어날 경우 기장은 물론 열차팀장과 승무원이 혼연일체가 돼 대응해야만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다. 그래서 1·2심 재판부도 열차팀장과 동일한 업무를 하는 승무원과 코레일의 묵시적 근로관계를 인정했다. 고용노동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승무원의 직접고용을 권고한 까닭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이런 모든 결론을 거꾸로 뒤집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상식도 저버렸다.

때문에 KTX 해고 승무원 문제는 반드시 재론돼야 한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후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적어도 생명·안전과 직결된 업무는 외주화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졌다. 코레일 승무원 고용문제도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안전업무에서 배제돼 있는 KTX 승무원 고용형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코레일이 직접고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는 해고 승무원 문제와 연동하는 것이 좋다. 고려할 만한 선례도 있다.

2012년 서울지하철공사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해고자 33명을 경력직으로 채용했다. 길게는 12년, 짧게는 1년 이상 해고됐던 노동자들이 복직하는 기쁨을 누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1년 10월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노동존중을 표방하면서 이뤄 낸 일이다. 이를 발판으로 서울시 노사정은 일자리 협약·노동시간단축 협약·통합 서울교통공사 출범 등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해고자 복직은 노정 간 신뢰를 쌓는 선행조치였던 셈이다.

노동존중과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도 해고자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 사례를 참고했으면 한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KTX 해고 여승무원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제로 선언을 했다. 그런 만큼 문재인 정부는 KTX 해고 여승무원 복직과 고용형태 개선에 적극 나섰으면 한다.

박성국 논설위원 park21@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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