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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되는 폭염, 고열작업자 안전대책 시급

기사승인 2017.07.20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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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숙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 이숙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우리나라는 섭씨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때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올해 폭염특보는 6월 중순부터 시작돼 7월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발령되고 있다. 경남 밀양지역에 내려진 폭염특보만 19일 기준으로 벌써 22일째다. 6~7월 폭염특보가 가장 많이 발령된 2013년보다 이미 8일이 더 많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폭염이 지속적으로 확대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상청 기후변화정보센터가 낸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 없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21세기 후반 한반도 폭염일수는 17.9일에서 최대 40.4일로 늘어날 수 있다. 열대야 역시 지금보다 13배 늘어난 37.2일에 이를 수 있다고 추측한다.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현재의 여름은 너무나 무덥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조차 힘겨워지고 있다.

이러한 폭염에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할까. 우리 몸은 더우면 열을 방출해 정상 체온을 유지한다. 하지만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조절 장애로 인해 오히려 신체 내부의 열을 제대로 방출하지 못해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안전대책 없이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고열작업을 하게 된다면 결국 열사병·열탈진·열실신 등 온열질환에 걸릴 수 있으며 신속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고용노동부 통계자료를 보면 2012년 이후 최근 5년간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 재해를 입은 노동자는 58명이며, 이 중 11명이 사망했다. 폭염에 장시간 노출될 수밖에 없는 건설업 재해자가 31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재해자가 11명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일사병이나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자(노동자 포함)가 이미 376명 발생했고, 이 중 2명은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최근 학교급식 노동자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기와 폭염 탓에 열탈진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일들이 전국적으로 발생했고, 시급한 안전보호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12개 지역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노동부는 지난달에 발표한 ‘2017년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 보도자료’에서 폭염 취약 사업장의 온열질환 예방 3대 기본수칙으로 ‘물·그늘·휴식’ 세 가지를 제시하고, 사업장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온열질환 예방 3대 기본수칙 이행가이드를 홍보 중이다. 3대 기본수칙 내용 중 휴식보장 내용을 살펴보면, 폭염특보 발령시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씩 규칙적인 휴식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35도가 넘어가는 불볕더위에, 더군다나 건설·조선·농업·택배 등 대부분 실외작업 조건을 고려한다면 10~15분의 휴식은 너무나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노동부는 10~15분의 휴식과 함께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열지수나 더위체감지수’를 활용해 사업장별로 자체적으로 휴식시간을 조정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실제로 기상청 열지수와 더위체감지수는 행동요령에서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시간대에는 ‘매우 위험’ 단계이니 실외작업 현장의 모든 노동자는 작업을 중지하고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시원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또한 고열작업에 대한 노동부 고시를 보면 기온·습도·복사열·기류를 반영한 WBGT 온도를 기준으로 작업과 휴식 시간의 비율을 나눠서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WBGT 온도가 경작업(32.2도)·중등작업(31.1도)·중작업(30.0도)이 되면 1시간당 25%(15분)만 작업을 하고 나머지 75%(45분)는 휴식을 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은 노동부 고시에는 명시돼 있으나 산업안전보건법에는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하다.

다른 국가에서는 고열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 모든 노동자들이 정상적 심부(체내) 온도인 37~38도를 초과하지 않는 작업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 미국은 작업이 끝난 후 측정한 구강 온도가 37.6도 이상일 경우, 측정한 심박수가 분당 110회 이상인 경우 다음 작업주기를 3분의 1로 단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06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무더위로 인한 질병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사업주는 노동자에게 물과 그늘, 충분한 휴식시간을 제공해야 하며 온도가 화씨 95도(섭씨 35도)까지 올라갈 경우 농업·건설·조경, 석유 및 가스 추출, 농업운송 등 5개 산업 노동자들은 오후 1시까지만 일하도록 했다.

지속적으로 확대·강화되고 있는 폭염에 대비해 노동자와 취약계층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숙견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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