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상태의 KR모터스가 대림자동차 이륜차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면서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생산기지 해외이전을 추진하는 KR모터스가 대림차를 인수할 경우 이륜차사업부 해외이전과 고용불안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속노조 대림자동차지회는 20일 "고용불안을 동반하는 대림차 매각을 철회시키기 위해 기업노조인 대림차노조와 공동투쟁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대림차는 지난 11일 KR모터스와 이륜차사업부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8월 주주총회·이사회를 열어 이륜차사업부문을 분리하고, 10월께 매각을 완료할 전망이다.

대림차 이륜차사업부를 인수하려는 KR모터스는 라오스 한상기업인 코라오홀딩스 자회사다. 올해 1월 창원공장 터 매각을 추진하면서 기술자들을 라오스로 발령해 '기술먹튀' 의혹을 받고 있다. 라오스에 이륜차 생산공장을 운영하면서 내년께 중국공장 가동을 준비하는 등 생산기지 해외이전을 꾸준히 밀어붙이고 있다. 5월에는 금속노련 KR모터스노조와 구조조정 갈등 끝에 생산직 43명 퇴직에 합의하기도 했다. 이달 11일 현재 차입금 규모가 625억원이고 자본잠식률이 39%나 된다. 이익을 내지 못해 자본금 일부를 회사 운영에 쓰고 있다는 뜻이다.

대림차지회와 기업노조는 KR모터스로 이륜차사업부가 매각될 경우 해고와 고용불안이 대두될 것으로 보고 공동대응을 시작했다. 기업노조는 2010년 5월 금속노조를 탈퇴한 이들이 만들었다. 그동안 두 노조는 현장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매각으로 유례없는 위기가 예상되자 손을 맞잡은 것이다.

두 노조는 청와대 인근과 서울 대림그룹 본사 앞에서 선전전을 한다. 27일에는 창원공장 인근에서 함께 집회를 한다. 지회 관계자는 "2015년 대림차 매각을 시도하다 실패한 대림산업이 이번 분할 매각을 시작으로 다시 대림차 전체 매각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노조와 함께 이륜차사업부 정규직 140여명과 비정규직 수백명의 고용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R모터스노조와 대림차 두 노조는 매주 한 차례 정기회의를 열어 두 회사 매각·인수 상황을 점검하고 연대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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