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7개월째 공석인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자리에 국정농단 과정에서 공단이 뒤집어쓴 오명을 벗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사람을 선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지부장 최경진)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단 이사장 5대 자격기준을 발표했다. 지부는 “전체 조합원 현장토론을 거쳐 공단 이사장 자격기준을 선정했다”며 “국민연금제도와 기금운용의 균형 잡힌 식견을 가진 인사가 이사장에 선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단 이사장 자리는 문형표 전 이사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로 지난해 12월31일 구속된 뒤 현재까지 공석이다. 최경진 지부장은 “공단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인데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벌어진 불법행위로 국민 불안과 불신이 극대화됐다”며 “깨끗하고 개혁적인 인물이 공단 이사장에 선임돼야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공단의 실추된 위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문재인 정부 복지부 장관이 선임되면 공단 이사장 선임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부는 자격기준으로 △국민연금 무경력자 반대 △국민연금 신뢰회복과 제도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인사 △기금운용의 민주성·투명성·공공성을 견지할 수 있는 인사 △부당한 지배·개입을 차단하고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공단운영을 할 수 있는 인사 △공단 구성원과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사를 꼽았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지부가 밝힌 다섯 가지 기준은 국민 누가 보더라도 지지할 수 있는 기준”이라며 “국정농단이 재발하지 않도록 공단 대개혁에 나설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부는 5대 자격기준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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