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계열사 비정규직 850명을 내년 상반기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재벌대기업 중 정규직 전환 대책을 선도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전환 대상자는 전체 비정규직의 3.6%에 불과하다.

한화그룹은 1일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직무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850명을 내년 상반기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해 비정규직이 많은 서비스 계열사에서 660여명, 한화케미칼·한화생명 등 제조·금융 계열사에서 190여명이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 중 여성은 51%(430여명)다. 연령별로는 20대가 76%로 가장 많고, 30대(15%)·40대(7%)·50대(2%) 순이다.

한화그룹의 정규직 전환 발표는 금춘수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내놓은 일자리·상생협력 대책의 후속조치다. 그런데 전환 규모가 너무 적어 뒷말이 나온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공시 발표를 재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화그룹 전체 직원 5만2천여명 중 직접·간접고용 비정규직은 2만3천명(43.7%)이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로 500명을 선정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정규직이 3천200여명에 불과한 반면 직접고용·간접고용 비정규직은 각각 3천100명과 1천200명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한화는 850명 정규직 전환만으로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며 "한화를 포함한 재벌들은 구체적인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만들어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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