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31명이 사상을 당하는 사고를 낸 삼성중공업이 ‘안전 최우선 경영 마스터플랜’을 발표하자 “근본 대안이 없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이 나왔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6일 성명을 내고 “수많은 사람이 크레인 참사 핵심 원인으로 다단계 하청구조에 따른 위험의 외주화를 지적했는데도 삼성중공업 마스터플랜에는 외주화에 대한 아무런 대안도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 5월 노동절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골리앗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충돌해 노동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삼성중공업이 사고 이후 3개월 만에 안전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4일 전 직원에게 안전 최우선 경영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은 △안전관리 조직을 확대·강화하는 조직개편 △안전 최우선 경영을 위한 신안전문화 조성 △크레인 충돌사고 예방대책 △정기 안전점검과 국제기준 적용을 통한 잠재 위험요소 발굴 및 제거방안으로 구성됐다. 매월 1회 회의를 열어 안전관리 체계와 정책, 안전 관련 투자, 조직별 안전관리 실태 점검 등 안전환경 관련 사안을 총괄적으로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지부는 “사고가 난 골리앗크레인 운전수와 신호수는 정규직이고 타워크레인 운전수와 신호수는 하청노동자인 고용구조가 사고 원인”이라며 “대형 장비를 운용하는 노동자들의 하청 고용구조 개선 없이 교육 강화만으로는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특히 “위험 외주화와 원청 책임 회피를 가능하게 하는 다단계 하청구조와 공사기한에 쫓긴 무리한 공정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또 다른 대형 참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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