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위원장 허권)가 성추행 사건을 일으켜 스스로 회사를 그만둔 인사를 지점장으로 다시 채용한 KBE하나은행을 특별감독하라고 금융당국에 요구했다.

노조는 20일 성명을 내고 “금융감독원이 사건 조사와 감독을 미룬다면 공정성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 KEB하나은행지부는 이달 7일 금감원에 은행 경영관리 적정성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취지의 진정을 냈다. 2013년 4월 은행 영업소 지점장이었던 A씨가 계약직 여직원 4명을 성추행한 후 내부 감찰을 받던 중 스스로 퇴직한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저축은행에 재취업했다. 그런데 지난해 1월 KEB하나은행 해외영업소 지점장으로 복귀했다.

노조는 “은행이 성추행 의혹을 조사하던 중 A씨 자진퇴사를 왜 용인하고 조사를 유야무야 마무리했는지, 해외 지점장 재채용 과정에서 어떤 특혜가 오갔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이 진정에 대한 조사를 연말로 미루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문제 지점장 임기가 올해 연말까지다. 더군다나 최흥식 신임 금감원장은 하나금융그룹 사장 출신이다. 노동계는 피감기관 출신인 그가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허권 위원장은 “자신이 몸담았던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에 대한 이번 조사는 최흥식 원장이 금융감독 수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충분한지를 검증하는 첫 번째 시험대”라며 “금감원 공정성 확립을 위해서라도 즉각적인 조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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