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과 화장품 제조·판매 회사인 LG생활건강 관리자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노동자 증언이 나왔다. LG생활건강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26일로 일주일째 파업을 이어 가고 있는데 노조는 "회사가 파업 대체인력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LG생활건강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의 부당한 대우로 노동자들은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노동자들은 회사 관리자에게 성희롱을 당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 노동자는 “회사 관리자가 직원들에게 ‘살이 쪄서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다’거나 ‘돈 벌어서 뭐 하나, 얼굴 보완 좀 하라’ ‘계속 살이 찌면 정규직 전환 다시 생각해 봐야 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본사 영업점 팀장이 노골적으로 위아래로 훑어봐서 불쾌하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직원도 있고, 회식 때마다 팀장이 '내 옆에 유부녀는 저리 가라'는 말을 한다고 제보한 직원도 있다”며 “노동자들은 외모비하 발언이 주는 모욕감으로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회사가 육아휴직을 3개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3개월을 초과해 육아휴직을 할 경우 매니저 직책을 박탈하고, 원거리 발령을 하겠다는 식의 압력으로 육아휴직을 사실상 금지시켰다”고 말했다. 노조는 “LG의 경영이념은 인간존중 정도경영이지만, 정작 회사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에게 인간존중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회사가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행태를 바꿀 때까지 전면파업을 이어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면세점 매니저 자리를 비워 둘 수 없어 육아휴직 장기화되면 다른 매니저를 선임하고 있다”며 “6개월까지는 공석으로 두고 복직할 시점에 대체 가능한 자리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여성비하·성희롱 발언은 회식 자리에서 개인이 한 것”이라며 “성희롱 사실을 회사에 신고하면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신고되거나 확인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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