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 파동을 일으킨 문제 기업들에 사회책임투자 최고등급을 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도 대폭 늘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이 19일 공단에서 받은 ESG 평가 결과를 분석했는데, 공단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 기업인 SK케미칼에 최고등급인 AA등급을 줬다. 롯데쇼핑은 A등급, 이마트와 GS리테일은 각각 BB등급을 받았다.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다. 롯데쇼핑·이마트·GS리테일도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거나 판매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일컫는 말이다. 사회책임투자 의사결정시 고려하는 핵심 요소다. 국민연금법은 투자대상과 관련한 ESG 등 요소를 고려해 투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단은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지난해 ESG 평가지표에 '제품안전' 이슈를 포함했는데도 올해 ESG 평가에서 SK케미칼에 해당 점수를 97.05점이나 줬다. 롯데쇼핑은 제품안전 평가도 받지 않았다.

공단은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했다. 이날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공단의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 투자액은 2조7천578억원이다. 지난해 말 대비 9.1%(2천301억원) 증가했다. 공단은 가습기 살균제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 주식 1천859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전년보다 409억원 늘어났다. SK케미칼 채권투자금액은 1천544억원, 주식투자금액은 1천803억원으로 집계됐다.

최도자 의원은 "사회적 문제 기업에 국민연금이 최고등급을 주면서 ESG 평가가 무용지물이 됐다"며 개편을 주문했다. 남인순 의원은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기반을 둔 엄격한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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