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표적인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가 파견업체에 잠식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성공패키지로 노동자가 취업한 사업장 중 적지 않은 곳이 파견업체였다. 파견업체에 고용된 노동자들이 6개월 이상 일하는 비율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30인 이상 고용업체 26.4%가 파견업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성공패키지에 참가한 노동자 30인 이상 고용사업장은 227곳으로 1만5천550명을 채용했다. 그런데 해당 업체 중 26.4%인 60곳이 근로자 파견사업 등록업체였다. 이들이 4천836명을 고용했다.

파견업체에 취업한 노동자들이 다른 사업장으로 파견을 나갔는지, 아니면 파견업체 본사에서 일하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본사 인력을 최소화하는 파견업체 특성을 고려하면 상당수가 파견직으로 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취약계층과 청년·고령자를 위한 대표적인 일자리사업이다. 참가자들에게 상담·직업훈련·취업알선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한다.

올해만 3천305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내년 예산안에는 올해보다 61.3%나 증가한 5천329억원이 잡혀 있다. 매년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에서 배출한 인력의 적지 않은 수가 파견업체를 거쳐 고용이 불안정한 일자리로 간다는 얘기다.

1% 대형 파견업체가 위탁비용 12% 챙겨

파견업체들은 취업성공패키지에 민간위탁 사업자로 참여하기도 한다. 취업성공패키지는 Ⅰ유형과 Ⅱ유형으로 분류된다. Ⅰ유형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차상위계층 이하 저소득자, 북한이탈주민 같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Ⅱ유형은 청년(18~34세)과 최저생계비 250% 이하 중장년(35~64세)이 참가대상이다.

Ⅰ유형은 노동부 고용센터가 전담하는 반면 Ⅱ유형은 전부 민간업체에 위탁운영하고 있다. 이용득 의원이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민간위탁을 받은 민간기관은 345곳이었다. 이 중 13곳이 파견업체였고, 스탭스·커리어넷·제니엘·유니에스 같은 대형업체들이 이름을 올렸다.

취업성공패키지 민간위탁을 받은 민간업체 345곳이 받은 돈은 1천297억8천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4개 대형업체가 12.2%인 158억원을 가져갔다. 전체의 1.2%에 불과한 업체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챙기도 있다는 뜻이다. 이들 업체에 취업한 노동자들의 근속연수도 길지 않았다.

6개월 이상 고용유지율 50% 미만
이용득 의원 “파견업체 참가 제한해야


지난해 345개 민간위탁 기관이 채용한 취업성공패키지 이수자는 1천174명. 이 가운데 60.4%인 709명이 4개 업체에 취업했다. 6개월 이상 고용유지율은 43.9%로, 전체 취업성공패키지 취업자 6개월 이상 고용유지율(62%)을 한참 밑돌았다. 4개 대형업체에서 상담 등을 받은 뒤 자체 채용된 노동자는 124명으로 많지 않다. 눈에 띄는 것은 절반을 넘는 63명이 6개월 이상 일하지 못한 채 회사를 그만뒀다는 사실이다. 계속 일하고 있는 나머지 61명도 올해 8월 기준으로 평균 고용유지 기간이 354일에 불과하다.

대형 파견업체를 거친 노동자들이 고용이 불안하거나 노동조건이 좋지 않은 파견직으로 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이들 업체에 취업한 노동자들의 고용형태·임금수준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용득 의원은 “취업성공패키지 민간위탁 기관으로 대형 파견업체가 참가하거나 일자리의 적지 않은 수가 파견업체 소속이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부는 민간위탁 선정시 파견업체를 제한하고, 취업자들의 고용형태와 노동조건을 추적조사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