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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행정 개혁위원회에 바란다

기사승인 2017.11.03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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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행정 개혁위원회가 1일 출범했다. 개혁위원회 목적은 적폐청산이다. 지난 보수정권에서 단행된 고용노동부 행정조치가 개혁 대상에 오를 것이다. 헌법 권리인 노동권을 억누른 제도나 이를 지원한 인사, 민간인을 사찰하고 여론을 조작해 노동시장을 혼란하게 한 여러 사건도 개혁위의 주목을 받을 게 뻔하다. 우주의 기운을 모아 정상을 비정상화한 일을 바로잡는 일도 개혁위 책무다. 노동자들이 생각하는 개혁위원회 활동 방향을 들었다.


특수고용직 '노조할 권리' 보장 시급하다
오세중 전국보험설계사노조 위원장

오세중 전국보험설계사노조 위원장

보험설계사들은 수당이 일방적으로 깎이거나 불공정한 수수료 규정을 일방적으로 강요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를 거부하면 강제로 해촉까지 당한다. 최근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보험설계사들이 노조를 만든 이유다.

10년 넘게 보험영업을 하면서 당했던 불이익이 셀 수 없이 많다. 예컨대 100건의 보험계약을 하면, 100건에 대한 수당이 3년 동안 나눠서 나온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해촉되면 잔여수당을 받지 못한다. 또 100건의 보험계약 중 하나라도 해지되면 받았던 수당을 회사에 토해 내야 한다. 회사를 나오면서 못 받은 수당이 1천만원이나 되는데, 환수수당까지 내야 하는 것이다.

너무 억울해 고용노동부를 찾아가면 “회사 영업정책이라 노동부는 관여할 수 없다”고 돌려보내고,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문제가 아니다. 보험설계사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고 하면서 손을 내젓는다. 개인사업자 형식으로 회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사용자에게 온갖 부당행위를 당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5년 전 대한보험인협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했고, 올해 보험설계사노조를 만들었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사용자의 불공정·부당행위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용자 횡포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 3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일본이나 유럽의 경우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주들이 노조를 결성해 본사와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용자에 비해 상대적 약자인 특수고용직을 보호하기 위해 노동 3권 보장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행정 개혁위원회가 힘써 주길 기대한다.


부당하게 빼앗긴 집배원 노동권리 되찾아야
김명환 우정노조 위원장

김명환 우정노조 위원장

과로사회는 집배원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한국의 연 평균 근로시간은 2천113시간. 집배원은 2천869시간으로 756시간(94.5일) 더 많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장시간 중노동 속에서 집배원이 쓰러졌다. 지난 6년간 집배원 83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21명이 목숨을 끊었다. 집배원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근로기준법 59조에 규정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조항 때문이다. 특례업종에 포함된 통신업(우편업)은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5월 실태조사에서 집배원의 장시간 근로를 인정하면서도 우정사업본부에 책임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배경이다. 게다가 집배원은 일한 만큼의 정당한 임금을 온전히 지급받지 못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우정사업본부의 초과근무실적 조작이 사실로 드러났다. 언제까지 집배원의 ‘장시간 무료노동’을 예삿일로 취급할 것인가. 이는 엄연한 노동착취다.

노동부는 만천하에 폭로된 우정사업본부의 노동착취 행태를 바로잡고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체 집배원이 장시간 근로를 면하기 위해선 근로기준법 개정뿐만 아니라 공무원복무규정도 주 52시간 이내로 개정해야 한다. 그래야 비정규직과 정규 집배원 모두 장시간 근로에서 해방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집배원 인력증원과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장치가 선결돼야 한다. 배달 중 사고로 부상을 입더라도 경영평가에서 우체국이 불이익을 당한다는 이유로 산재(공상)처리를 하지 못한 채 개인 병가나 연가를 사용하며 치료를 받는 일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한다.


사람부터 자르는 구조조정, 노동자 못 지키는 정부가 적폐
하창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

하창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

지난해에만 현대중공업에서 3만명의 협력업체 비정규 노동자가 구조조정으로 쫓겨났다. 지금도 협력업체들은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못 막았다면, 남아 있는 노동자들에게 저질러지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라도 단호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런데 노동부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생존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게 증명됐다. 그야말로 적폐다. 노동부는 자신의 역할을 방기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

불황을 막지 못해 산업재편이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치자. 그런데 우리나라는 노동자부터 먼저 자른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이 호황일 때 사내유보금 10조원을 쌓아 놓고 불황을 대비하자고 했다. 정작 불황이 닥치니 협력업체 비정규 노동자부터 잘라 내고 있다.

노동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그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줘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무하다. 노동자들이 재취업할 때까지 돈을 못 벌어 가계는 무너지고 울산 지역경제도 몰락했다. 이처럼 부족한 부분들은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데 국가세금으로 채워 넣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만 자르는 기업, 그리고 구조조정된 노동자들의 생존권도 보장 못하는 정부는 오래된 적폐다.


현장과 소통 넓히고 기울어진 노동행정 청산부터
조상기 한국노총 공공연맹 사무처장

조상기 한국노총 공공연맹 사무처장

지난 정권의 노동부는 ‘사용자부’라 불려도 될 만했다. 사용자의 노조 적대행위나 부당노동행위에는 솜방망이 처분을 해 온 반면 정당한 노조활동에는 온갖 구실을 붙여 탄압하고 제약하기 바빴다.

그간의 노동행정의 대표적 적폐로 노동권 제약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정권은 일률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강제하고 압박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도 현장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노사가 자율교섭으로 체결한 단체협약을 정부 입맛에 맞춰 강제로 바꾸게 했다. 민간부문에서는 법에 따른 노동위원회 시정명령제도를 악용했고, 공공부문에서는 법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예산편성권과 경영평가, 기관장 임면권을 들고 막무가내로 압박했다.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제도 도입 때도 노동부는 사용자 편향적 태도를 고수했다. 법령에 노조활동 범위를 포지티브로 명시해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위축시켰다. 타임오프 사용계획을 사용자에게 통보하라는 지침을 배포하고 노조간부들의 활동을 사용자가 사실상 감시하거나 제약하는 근거를 제공했다. 사용자의 노조활동 지배·개입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인 부당노동행위 조항을 악용해 노조활동을 옥죄는 용도로 교묘하게 뒤바꿔 활용했다. 타임오프 한도를 상한선으로 규정해, 한도만큼 노조전임자를 두지 못하도록 강권했다.

노동부가 이러한 각종 위법 부당한 지시를 할 때는 문서로 남기지 않고, 공공기관 담당자에게 전화나 구두로 지시해 ‘후환’에 대비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개혁위원회가 수많은 적폐를 전부 청산하기는 힘들겠지만 활동 과정에서 노동현장과 다양하고 깊은 소통을 통해 적폐청산을 거쳐 ‘노동존중 사회’를 건설하는 초석을 놓아 주길 기대한다.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지금 당장 하라
김용섭 전교조 사무처장

김용섭 전교조 사무처장

2013년 10월24일 박근혜 정권 고용노동부에서 ‘과장 전결’로 작성된 ‘노조아님 통보’ 공문을 전교조에 보내왔다. 조합원 6만명 중 ‘9명의 해고자(0.00015%)’가 조합원으로 소속돼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당시 전교조는 조합원 총투표 결과 ‘9명의 해고자 동지’를 노조에서 배제하는 규약 시정명령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박근혜 정권은 전교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온갖 권력을 총동원했다. 고 김영한 민정수석 업무수첩, 최근 밝혀지고 있는 청와대 캐비닛 문건에서 국정원의 개입 등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전방위적인 전교조 파괴공작의 전말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국제 사회에서는 수없이 우려를 표명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2차례에 걸쳐 전교조 법외노조에 대한 해결을 권고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단결권을 보장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과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약속했다. 적폐청산과 노동존중 세상을 표명하며 노조 가입률을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전히 전교조는 ‘법외노조’다.

전교조에서는 10월 말까지 해결을 촉구했지만 정부에서는 답변이 없었고, 이에 전교조는 11월1일 위원장 단식농성 돌입과 중집위원 전원 삭발로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법외노조 통보 1천468일이 되는 날이었다. 현재 전교조는 박근혜 정권의 탄압으로 34명이 해고됐고, 추가 징계가 예고돼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인 1일 출범한 ‘고용노동행정 개혁위원회’에서 ‘불합리한 제도 및 관행 등 제도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교체된 현재에도 여전히 법외노조인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의 법적지위 회복,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 노동적폐 청산을 우선 과제로 삼아 논의해야 위원회의 진정성이 담보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편집부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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