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합리적 보호방안 토론회에서 사무금융연맹 전국보험설계사노조 조합원들이 노동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정기훈 기자
택배기사·대리운전기사·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특수고용직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가운데 사용자들의 반발이 가시화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합리적 보호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보험산업 활성화 이론을 뒷받침하는 단체인 한국보험법학회가 주관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르면 보험설계사·신용카드회원 모집인·학습지교사 등 9개 직종 특수고용직이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런데 당사자들이 원하지 않으면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적용제외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올해 8월 기준 9개 직종 특수고용직 48만3천명 중 보험에 가입한 노동자는 6만1천명(가입률 12.53%)에 불과하다.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적용제외를 인정하지 않는 내용의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목이 잡혀 끝내 무산됐다. 민간 보험시장 축소를 우려한 보험업계의 전방위 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토론회에 참석한 보험업계 사용자들은 20대 국회에서 재차 발의된 산재보험법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그런데 환노위에서는 산재보험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다. 시기상으로 다소 생뚱맞은 토론회는 어떻게 열리게 된 것일까.

국회 환노위 관계자는 "퇴직공제부금을 인상하는 내용의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이 환노위에 계류 중인데 보험업계가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수고용직 노동기본권 확대 흐름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도 보험업계가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부가 특수고용직에 고용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도 토론회 개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홍중 생명보험협회 시장지원본부장은 "일괄적인 테두리 안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방안을 마련하면 사회적 혼란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직종별 실태조사 후 그에 맞는 경제법적 보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수고용직은 노동법 적용 대상이 아닌 경제법 적용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업계 기류가 반영된 주장이다. 신보라 의원도 개회사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의 노무제공 방식이 다양하다"며 "실태조사를 거쳐 개별관계를 살펴보면서 보호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보험설계사노조 조합원들이 피켓시위를 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김정동 연세대 교수(경영학)·조규성 협성대 교수(금융보험학)·김영완 한국경총 노동정책본부장·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정혁진 변호사(법무법인 정진)·이태운 여신금융협회 사업본부장·주평식 노동부 산재보상정책과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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