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서비스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과 부족한 휴식시간, 다양한 직업병에 노출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정기휴점 확대와 영업시간 조정, 휴게공간 개선으로 건강권·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통서비스노동자 건강권·휴식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비스연맹이 토론회를 주관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대형마트 계산·판촉판매직, 백화점 직영노동자, 백화점 입점협력업체 노동자, 대형마트 입점협력업체 노동자, 유통 문구판매직, 유통 방문판매직 등 유통 서비스 노동자 2천204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평균 주당 노동시간은 43.3시간이었다. 52시간 이상 일하는 비율은 16.3%로, 이들 노동자 3명 중 2명은 "일과 삶의 분균형"을 호소했다. 유통업 노동자의 휴무일은 한 달 평균 8.4일이었지만 주말 휴무일은 3일에 그쳤다. 평일에 쉬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노동자 10명 중 3명(35.4%)은 1개 이상의 직업병을 겪고 있었다. 디스크 질환(24.1%)과 족저근막염(22.2%)·방광염(18.2%)·하지정맥류(17.2%)를 적지 않게 경험했다.

김종진 연구위원은 "유통업 종사자들은 노동시간단축 같은 보편적 요구보다는 유통업의 특수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 정책, 이를테면 휴점 확대·휴게공간 확충·건강검진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며 "노동자 건강권·휴식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정기휴점 확대와 영업시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옥주 의원은 인사말에서 "회사와 고객으로부터 이중 삼중으로 을이 되고 있는 유통 서비스 판매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훈 의원은 "노동자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영업시간 제한과 정기휴점제 확대 같은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승섭 고려대 부교수(보건정책관리학)·양창영 변호사(법무법인 정도)·이동주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기획실장·서기웅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장·고동우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장이 토론자로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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