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결국 집단해고가 이뤄졌다.

30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협력업체 세종로지스틱과 태진코퍼레이션은 이날 생산직 감독자와 기능직 사원 공채를 위한 서류접수를 시작했다. 서류 접수기간은 31일까지다. 두 회사는 앞서 도급계약이 해지된 천보와 디에이치인더스에 이어 원청과 도급계약을 맺었다. 천보와 디에이치인더스는 지난 29일 한국지엠 사내하청 노동자 140여명에게 "31일자로 폐업"이라는 내용을 담은 해고 통지서를 발송했다. 해고 통지가 이뤄진 다음날 신규업체 채용절차가 진행된 것이다.

사태 발단은 2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차체 인스톨 등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맡기던 공정에 정규직을 투입하는 인소싱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46명의 비정규직이 일손을 놓고 공장 밖으로 밀려났다. 회사는 이들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해당 업체 폐업이 이뤄지면서 해고가 확정됐다.

지회는 “한국지엠이 연말 비정규직을 해고할 경우 사회적 지탄을 받을 것을 우려해 해고가 없을 것처럼 대기발령을 유도하더니 사안이 잠잠해지자 해고에 나선 것”이라며 “비정규직 노조활동을 억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40여명의 해고자 중 지회 조합원은 66명이다. 노동계는 신규채용이 지회 조합원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채용조건이 베일에 싸인 것도 문제다.

지회 관계자는 “오늘도 신규업체 관계자를 면담해 기존 업체 근속인정 여부나 임금 같은 기본적인 노동조건을 공개하고 채용절차를 밟으라고 요구했는데 거절당했다”며 “그러면서도 회사가 3개월짜리 계약직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라고 전했다.

함께 살자 총고용 보장 경남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창원 성산구 한국지엠 창원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에 고용보장을 요구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협력사의 인사와 채용에 일체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원청이 비정규직 노조활동을 억압하기 위해 협력사를 교체했다는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며 “권고를 통해 새로운 하청업체가 기존 업체 직원들을 재고용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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