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산업노련
의료산업 노사가 병원 ‘태움(직장내 괴롭힘)’ 문제 해결을 위해 손을 잡는다. 의료계 노사가 직장내 괴롭힘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난 자리에서 노동계는 사용자쪽에 직장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노사공동선언을 제안했다. 사측은 세부 문구를 검토해 다음달 선언에 동참할 계획이다.

의료산업노련(위원장 이수진)과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직장내 괴롭힘 및 3대 폭력 근절을 위한 노사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의료산업노련과 연맹 산하 5개 노조(연세의료원노조·건국대병원통합노조·국립중앙의료원노조·순천향대부천병원노조·순천향대서울병원노조)와 병원(연세의료원·건국대병원·순천향대부천병원·순천향대중앙의료원)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연맹 ‘직장내 괴롭힘 근절 노사공동선언’ 주문

연맹은 병원측에 ‘직장내 괴롭힘 및 3대 폭력(폭언·폭행·성희롱) 근절대책 마련을 위한 노사공동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연맹이 앞서 산하 노조와 논의해 마련한 노사공동선언 초안을 병원쪽에 선보였다. 노사공동선언문 초안에는 “직장내 괴롭힘 근절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반드시 인력증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함께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세부 항목에는 “노사는 향후 3대 폭력 근절을 위해 △보건의료인력 근무환경 개선방안 △전체 직원의 노동·인권교육 보완 및 시행방안 △성폭력 예방교육 및 명예고용평등감독관 제도 현실화 등을 성실히 논의해 나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연맹은 “28일까지 각 병원의 검토의견을 취합해 최종 확정된 노사공동선언문을 다음달 6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하는 게 목표”라며 “노사공동선언을 정부 부처에 전달해 많은 병원 노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맹 “인력증원 부담? 정부지원 요구하면 가능”

병원은 참여의사를 밝혔지만 세부 의견에서 연맹과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인력증원' 관련 문구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인력증원은 직장내 괴롭힘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인력증원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지는 의문”이라며 “인력증원을 강제한 문구를 광범위하게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인력증원 문구가 세부항목과 겹친다”며 “문구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위원장은 “인력증원을 부담스러워하는 병원측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인력증원에 따른 정부 예산지원 등 합리적인 이유를 (노조와 함께) 정부측에 요구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이 위원장은 “인력확충은 환자와 병원 구성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노사공동선언이 보건복지부에 병원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연맹에 노사공동선언 참여의사를 밝힌 병원은 건국대병원·연세의료원·순천향대병원(부천·서울·천안·구미) 등 6곳이다. 연맹은 산하 병원 중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병원에 공동선언 참여를 제안했다. 연맹은 “인하대병원·국립중앙의료원과는 참여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맹 관계자는 “간담회 내용을 고려해 공동선언문 문구를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적극 나서야”

간담회에서는 보건복지부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정부가 직장내 괴롭힘 근절 캠페인 영상을 지속적으로 상영해 병원에 바른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며 “인력충원에 따른 수가 반영·의료질 평가 반영 같은 보건복지부 역할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사는 다음달 6일 공동선언을 한 뒤 복지부와 함께 보건의 날(7일) 캠페인을 한다. 노·사·정은 연맹 산하 병원 사업장에서 배지와 '3대 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물티슈를 노조 조합원과 환자·보호자에게 나눠 준다. 이수진 위원장은 “연맹 활동에 복지부와 국회의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캠페인으로 병원 내부에서도 자정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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