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 조합원들이 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한 뒤 청와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더 이상 정부에 구걸하지 않겠다. 투쟁으로 우리의 고용을 지켜 내고 조선산업을 살려 낼 것이다.”

4일 오후 전국 조선소에서 모인 노동자 1천여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목소리를 냈다. 금속노조와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이날 ‘조선산업 구조조정 분쇄·조선노동자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구조조정 광풍에 휩싸인 조선노동자들의 두 번째 상경 결의대회다. 첫 번째 결의대회는 지난달 14일 열렸다. 그사이 성동조선해양은 지난달 22일 창원지법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냈다. 법원 판단에 따라 자칫 청산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비슷한 시기 STX조선해양은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을 핵심으로 하는 자구안을 내놓았다. 전체의 40% 수준인 500여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생겼다. 정부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 요구에 따른 조치다.

“대통령은 약속을 이행하라”는 조선노동자들의 줄기찬 요구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과 당선 후 조선산업 현장을 찾아 “중형조선소와 조선산업을 회생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송명주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중형조선사는 더 이상 물러설 길이 없는 만큼 목숨을 건 투쟁에 나서야 할 때”라며 “청와대로 돌격하고 더불어민주당 사무실을 점거해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구조조정 정책을 쓰러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

홍성태 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의장은 “문재인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다를 게 없는 만큼 대통령은 친노동을 언급할 자격이 없다”며 “대통령이 노동존중 사회를 구현하려면 노동정책 비서관들부터 모조리 갈아 치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치고 청와대 사랑채 동쪽으로 행진했다. 노동자들은 “조선산업 말아먹는 구조조정 중단하라” 혹은 “구조조정 박살 내고 생존권을 지켜 내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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