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남북정상회담 한 달 만인 지난 26일 다시 만났다. 정상회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을 문재인 대통령이 수락하면서 전격 성사됐다.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정상회담 결과는 회담 이튿날인 27일 오전 남북이 같은 시각에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하면서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으며 이를 위해 두 정상이 긴밀히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미정상)회담 논의가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북미 정상 간 싱가포르 회담 개최 가능성을 높였다.

“트럼프-김정은 모두 북미정상회담 성공 바라”
“김정은 위원장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의지 분명”

문 대통령은 “저는 지난 22일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그런 만큼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 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판문점선언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김 위원장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어제 다시 한 번 분명히 피력했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방북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4·27 판문점선언의 조속히 이행하자는 데 뜻을 재확인했다. 다음달 1일 남북고위급회담을 개최하는 한편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잇따라 갖기로 합의했다.

▲ 청와대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회담 제의, 친구 간 평범한 일상처럼 만나
다음달 1일 남북고위급회담 개최, 판문점선언 이행 속도 낼 듯

남북 정상이 만나는 과정과 회담 형식은 눈여겨볼 만하다. 격식을 따지지 않고 전격적으로 만나 대화하는 모습은 앞으로 남북 정상이 수시로, 자주 만날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이 필요에 따라 신속하고 격식 없이 개최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며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 없이 소통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만남은 북측이 먼저 요청해서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25일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며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오랫동안 저는 남북의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상 간의 정례적인 만남과 직접 소통을 강조해 왔다”며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진 이번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고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간 소통채널을 통해 북측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구상이라며 격의 없는 소통을 갖자고 제안해 왔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승낙해서 25일 밤부터 26일 오전까지 실무 준비를 마친 뒤 26일 오후 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선언 이행과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며 “그런 사정들을 불식시키고 북미정상회담 성공과 판문점선언의 신속한 조치를 함께 해 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봤다”고 이번 정상회담 의미를 부여했다.

▲ 청와대

“북한 비핵화시 미국의 체제안정 보장 신뢰에 걱정”
“미국 비핵화시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번영 지원 약속”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있다”며 “이제 시작이지만 그 시작은 과거에 있었던 또 하나의 시작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산의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힘들어지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국민이 제게 부여한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해 그 길을 갈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 간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지만, 자신들이 비핵화할 경우 미국의 적대관계 종식과 체제안정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적대관계의 확실한 종식뿐만 아니라 경제적 번영을 돕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피력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는 양국 정상 간 각자 가진 의지를 전달하고 직접 소통해 상대의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북미 간 곧 실무협상이 잡힐 것으로 아는데 그 속에서 비핵화를 포함한 의제가 얼마나 순탄히 마쳐지느냐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열리고 성공할 것인가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 청와대

“한반도 평화의 길 순탄치 않겠지만 반드시 성공할 것”
“북미정상회담 이어 남북미정상회담 통해 종전선언 가야”

문 대통령은 “(북미가) 실제 비핵화 뜻이 같아도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 갈 것인가 하는 로드맵은 양국 간 협의가 필요하고 그런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북미 간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회담이 추진되는 만큼 실무협상과 본회담도 잘 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궁극적으로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저의 모든 노력은 남북관계 개선에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 성공시 남북미 3자 회담을 통해 종선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 간 실무차원에서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북한이 갖고 있는 안보 측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가령 적대문제나 상호불가침 약속을 다시 하거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협상 개시, 혹은 남북미 3국 간 종전선언 같은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3국 정상회담이 언제 어떻게 개최할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아직 합의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싱가포르 회담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과 거의 같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을 만나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6월12일 싱가포르 회담을 검토하고 있다. 회담 논의가 매우 잘 진행되는 중이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지난 24일 서한 형식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지 이틀 만에 번복한 것이다.

북미 간 실무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우리가 이야기한 대로 여기서 아주 멀지 않은 장소에서 회동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미정상회담 준비 선발대가 27일 싱가포르 현지로 떠난다고 했다. 6·12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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