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침대'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제품을 만들거나 해체하는 노동자 건강 문제가 소외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라돈을 발생시킨 원인 물질인 모나자이트 사용 사업장은 물론 토르마린·지르콘 등 천연방사성핵종 가공 제품을 다루는 사업장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라돈침대 사태와 시민안전' 긴급 좌담회에서 "음이온 파우더를 만들려면 모나자이트 같은 천연방사능 광석을 분말 상태로 잘게 분쇄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소장은 "현재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대진침대 매트리스를 수거하고 있는데, 매트리스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청소노동자에게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도 정부가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론문에서 "노동자들은 소비자보다 훨씬 많은 양의 라돈에 노출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은 천연방사성핵종이 희석된 가공제품을 접하는 반면 노동자들은 그 원료 자체를 다뤄 훨씬 높은 농도의 방서성 물질에 피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분말 상태 원료에는 반감기가 14억년 이상인 강력한 방사성 물질인 토륨이 함유돼 있다. 토륨을 흡입하면 체내에서 지속적으로 라돈 가스를 발생시켜 피폭 피해가 더 커지게 된다.

이 소장은 "잠복기를 고려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이후 폐암 같은 건강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피해자 구제대책을 지금부터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대진침대 매트리스를 제작하는 하청업체 세 곳을 긴급 조사했으나 현재 모나자이트를 취급하지 않는 사실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모나자이트 유통경로를 확인하는 대로 관련 조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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