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협의회 회원들이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 문제에 대해 교육감 후보자들에 정책질의한 결과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직업계고 파견형 현장실습이 학생들의 교육권·노동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제주와 전주에서 현장실습생이 잇따라 목숨을 끊거나 잃었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교육감 후보들은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교육감 후보의 절반 이상이 이를 중단하거나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협의회는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질의 답변을 공개했다. 네트워크협의회는 지난달 17개 시·도 교육감 예비후보 64명에게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에 대한 입장을 묻는 정책질의서를 발송했다. 36명이 답변서를 보냈다. 6명은 후보등록을 하지 않아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

답변서를 보낸 후보의 63.3%는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을 중단하거나 보완해야 한다고 답했다. 송주명 경기도교육감 후보를 비롯한 30%(9명)가 중단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비롯한 33.3%(10명)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실습 전 학생에게 '현장실습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73.3%(22명)였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를 비롯해 반대 입장을 표한 16.7%(5명)도 보완 또는 전면재검토 입장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사실상 작성이 강제되고 있는 서약서에는 ‘준수사항 위반시 어떠한 처벌이라도 감수한다’거나 ‘학생 신분을 이탈한 행위로 인한 사고 때 민·형사상 책임을 학교에 묻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책임을 학생에게 돌리는 내용이 담긴 경우가 다수다.

“현장실습 운영 전반에 대한 학생·학부모·시민단체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문항엔 무응답한 1명(3.3%,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후보)을 제외한 29명(96.7%)이 모두 동의했다. 네트워크협의회는 “9일 네트워크협의회가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를 대상으로 현장실습 운영에 관한 414건의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정보부존재는 205건에 달했고, 공개나 부분공개 내용 또한 정보 부존재나 비공개에 가까운 형태였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협의회는 “후보들 대부분이 현재의 현장실습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후보들이 실제 교육감이 됐을 때 답한 내용들을 실제로 지키는지 계속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