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언젠가 광화문 네거리에 컨테이너 높은 벽이 섰다. 분노한 시민의 행진을 막았다. MB산성이라 불렸다. 사다리 따위를 동원했지만 무리였다. 불법 엄포가 따랐다. 사람들은 다치거나 연행됐다. 거기 또 언젠가 경찰 차벽이 빈틈없었고 최루액 물대포가 바닥에 꽂혔다. 밧줄 따위가 나왔지만 무리였다. 우산은 찢어졌고 버틴 사람들은 바닥을 굴렀다. 다치고 연행되고 죽었다. 선을 넘는 일은 자주 참담한 일이었다. 촛불이 꾸역꾸역 그 너머로 번졌다. 오늘 노동자들은 매일같이 걷고 기어 청와대 앞 100미터에 이른다. 농성장을 꾸린다. 세상이 좀 변했다고도 말했다. 국회 앞 100미터 앞에 모인 노동자들이 국회방향 진출을 시도했다. 밀고 넘고 소리치는 와중에 불법집회를 알리는 경찰의 경고방송이 요란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가 단결했다. 세상 참 변한 것 없다고 화가 난 사람들이 외쳤다. 조삼모사 개악이라고, 짬짜미라고 비난했다. 싸움을 예고했다. 헌법재판소는 31일 국회 100미터 이내 집회 금지는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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