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이 민주노총을 비방하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민주노총이 사과를 요구했다.

7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정한모 청와대 일자리수석실 행정관은 지난 6일 일자리위원회 여성TF가 운영하는 단체 채팅방에서 “이제는 본부가 털려도 무서워 아무 말 못하던 때도 아닌데 내부 파벌싸움도 외부 투쟁도 모두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남겼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면서 최저임금 문제를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을 것을 민주노총 관계자가 지적하자 나온 반응이다.

정한모 행정관은 "소상공인이나 기업주는 다 땅 파먹고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모두 악질 지주도 아니고, 일·가정 양립 워라밸처럼 노동자와 기업이 함께 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박근혜 정부 때 민주노총 본부가 털리고,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돼도 아무것도 못하던 시기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정한모 행정관은 최근 최저임금법 개정을 주도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보좌관을 지냈다. 민주노총은 “정한모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으로 사실왜곡과 근거 없는 내용으로 민주노총을 비방·음해했다”며 “우리가 위원장 구속을 감내하면서까지 박근혜 정권과 어떻게 싸웠는지는 인터넷 검색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다고 인터넷 악성 댓글에 돌아다니는 민주노총에 대한 근거 없는 마타도어가 현직 청와대 일자리수석실 행정관 입에서 나왔다”고 비판했다.

정 행정관은 이날 "노와 사, 정부와 노동계, 여성과 남성으로 나뉘지 않고 협력하기를 바라던 마음에 예상치 못한 약간의 분란을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이 방에 계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는 글을 남겼다.

민주노총은 “‘약간의 분란’으로 얼버무리는 사과 같지 않은 사과 대신 민주노총과 여성 TF에 참여하고 있는 민간위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죄해야 한다”며 “정 행정관의 언행에 대해 청와대가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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