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금융권 채용비리 재수사를 촉구했다.<금융노조
금융권 채용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무혐의 처리해 노동자들과 청년·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조(위원장 허권)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채용비리 당사자이자 인사 최고책임자인 김정태·윤종규 회장을 재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전국 6개 은행 채용비리를 수사한 검찰은 최근 은행 인사책임자 12명을 구속하고 26명을 불구속기소했다. 2013년 하나은행 채용 과정에 김정태 회장이 추천한 것으로 추정되는 응시생은 합격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는데도 최종 합격했다. 윤종규 회장 종손녀는 2015년 채용 과정에서 서류전형과 1차 면접에서 응시생 중 하위 10%에 머물렀지만 2차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했다.

허권 위원장은 "검찰이 두 회장을 비공개 소환조사한 뒤 KB금융·하나금융은 공립유치원과 직장어린이집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을 내놨다"며 "수사를 5개월이나 해서 증거인멸 시간을 줬고, 때맞춰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사업을 발표한 점을 목도하면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노동자들도 검찰 수사를 신뢰하지 않았다. 노조 KB국민은행지부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검찰 수사에 대한 조합원 여론조사를 했다. 4천73명이 응답했다. 이들 중 3천703명(90.9%)은 "윤종규 회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검찰 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국민청원과 서명운동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수사를 관철하고 두 회장이 죗값을 치르게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청년유니온·21세기한국대학생연합과 금융정의연대도 이날 오전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채용비리 최종 책임자를 재수사하고 채용비리를 청탁한 이들의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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