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체 ADT캡스 노동자들이 "회사 매각 과정에서 고용불안이 불거지고 있다"며 회사에 대책 마련을 위한 대화를 요구했다.

캡스노조(위원장 정상근)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ADT캡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회사 매각에 따라 단체협약과 고용을 승계하라"고 촉구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은 2014년 5월 미국법인 타이코(TYCO)의 지분 100%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ADT캡스를 인수했다. 노조에 따르면 인수금은 2조650억원이다. ADT캡스는 조만간 주인이 또 바뀐다. 칼라일은 지난달 SK텔레콤·맥쿼리인프라리얼에셋에 회사를 2조9천760억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SK텔레콤과 맥쿼리가 지분 55%와 45%를 부담하는 형태다. 올해 하반기 거래가 완료되면 칼라일은 회사를 사들인 지 4년 만에 1조원에 가까운 차익을 남기게 된다.

노조는 회사가 통신사로 넘어가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SK텔레콤이 영상보안기술과 IT기술을 보안사업 영역에 도입하면 사업구조 변화로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텔레콤은 ADT캡스 인수 소식이 알려진 뒤 "영상보안기술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고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같은 기술을 활용한 통합보안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고용과 임금·복지를 지키기 위해 노조·단협 승계와 고용보장, 투자확대와 사업영역 유지 약속을 받아 내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칼라일에도 인수협상 과정에서 노조 의견을 반영하라고 요구한다. 노조는 매각으로 얻은 이익 중 10%가량은 노동자들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상근 위원장은 "비싼 가격에 회사를 사들인 SK텔레콤과 맥쿼리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거나 임금삭감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매각투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먹튀자본 칼라일의 실상을 알리고 노조와 고용을 지키기 위해 7월 초 본사 앞에서 집중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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