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죽음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28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이날 오후 경기도 평택 제일장례식장 주차장에서 김아무개(48) 조합원을 추모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29일 오전 발인 후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노제가 열린다.

김아무개 조합원은 전날 평택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에게 "못난 남편 만나 고생만 시키고 마지막에도 빚만 남기고 가는구나. 사는 게 힘들겠지만, 부디 행복해라"라는 문자를 남겼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해 목숨을 잃은 30번째 사망자다.

김아무개 조합원은 세간에 화재가 된 경찰특공대의 ‘옥상진압’ 당시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끊임없이 맞았다“며 ”시뻘겋고 시퍼런 멍이 온몸을 덮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부는 “김 조합원이 당시 폭력으로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이로 인해 앞서 자살시도를 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한 경찰은 처벌받지 않았다. 오히려 진급하고 상장을 받았다. 법원도 노동자편이 아니었다. 대법원은 2014년 11월 1·2심 판결을 뒤집고 “쌍용차 정리해고는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내려진 판결이다.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은 최근 불거진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유력한 재판거래 대상 판결로 지목된다.

회사 책임도 적지 않다. 지부와 쌍용차노조·회사는 2015년 12월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신차 생산과 연계해 지난해 상반기까지 해고자 전원의 복직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쌍용차는 4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하고 있다. 회사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회사는 지부와의 합의 이후 45명의 해고자를 복직시켰다. 120여명의 해고자는 아직도 공장 밖을 맴돌고 있다.

회사는 해고자 전원 복직과 복직 시한을 정하라는 지부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달 8일 지부에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교섭은 중단 상태다. 쌍용차는 "지난해 대비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고 급격한 자동차 산업 환경변화 상황에서 전원을 복직하고 시기를 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인력수급 현황을 지켜보며 복직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득중 지부장은 "회사가 복직 시한만이라도 알려줬더라면, 문재인 정부가 2009년 국가폭력 문제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조사해 해결했더라면 고인은 목숨을 끊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당시 강제진압에 과도한 폭력이 동원돼 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다음달 중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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