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보기 다음 기사보기 2024-03-19 설운 서른 바로가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포토뉴스 설운 서른 기자명 정기훈 입력 2018.07.06 08:00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닫기 ▲ 정기훈 기자언젠가 농성천막 뜯겨 나간 자리에 화단이 봉분처럼 솟았다. 상복 입은 해고자들이 새로운 영정을 들고 그 자릴 다시 찾아와 비석처럼 머물렀다. 상을 차리고 조문객을 받는 일은 새롭지도 않아 누구나가 능숙했다. 갖은 악다구니를 견뎌 자리 잡았다. 땡볕 아래 쏟아지던 온갖 욕설과 저주와 조롱을 삼켰다. 달빛 아래 반복되던 군가와 랩 음악 소리를 그저 듣고 흘렸다. 거기 애국보수우파의 성지를 지켜야 한다고, 좌빨 노조 시체팔이 막무가내 깡패를 몰아내야 한다고, 또 공산화를 막아야 한다고 성내던 사람들과 뒤엉켜 땀 흘렸다.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겠다며 자릴 지켰다. 때때로 몸 낮춰 사정했다. 해고는 살인이다, 오래도록 외친 구호가 그 흔한 과장 없이 지독하게 건조했다. 서른이 서러워 밤낮 없이 그렁그렁 눈 벌건 사람들 옷에 소금꽃이 피었다. 쉰내 풍겼다. 향내가 뱄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공유 이메일 기사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기사 댓글 0 댓글 접기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댓글 내용입력 비회원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로그인 옵션 창닫기
▲ 정기훈 기자언젠가 농성천막 뜯겨 나간 자리에 화단이 봉분처럼 솟았다. 상복 입은 해고자들이 새로운 영정을 들고 그 자릴 다시 찾아와 비석처럼 머물렀다. 상을 차리고 조문객을 받는 일은 새롭지도 않아 누구나가 능숙했다. 갖은 악다구니를 견뎌 자리 잡았다. 땡볕 아래 쏟아지던 온갖 욕설과 저주와 조롱을 삼켰다. 달빛 아래 반복되던 군가와 랩 음악 소리를 그저 듣고 흘렸다. 거기 애국보수우파의 성지를 지켜야 한다고, 좌빨 노조 시체팔이 막무가내 깡패를 몰아내야 한다고, 또 공산화를 막아야 한다고 성내던 사람들과 뒤엉켜 땀 흘렸다.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겠다며 자릴 지켰다. 때때로 몸 낮춰 사정했다. 해고는 살인이다, 오래도록 외친 구호가 그 흔한 과장 없이 지독하게 건조했다. 서른이 서러워 밤낮 없이 그렁그렁 눈 벌건 사람들 옷에 소금꽃이 피었다. 쉰내 풍겼다. 향내가 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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