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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의 책임감

기사승인 2018.07.20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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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 교육선전본부 실장

푹푹 찐다. 폭염이라는 단어 그대로 이 더위는 폭력적이다. 낮 최고기온이 섭씨 33도 이상을 기록한 일수가 역대 가장 많았던 해는 1994년(31.1일)이며, 올해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예년보다 일찍 끝난 장마는 이 더위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무더위만큼 일찍 시작해서 후끈하게 달아오르고 있는 이슈가 '최저임금'이다. 올해 초 지난해보다 16.4% 오른 시급 7천530원이 적용되면서 최저임금은 나라 경제를 절단 낼 용의자로 몰렸다. 사용자들과 보수언론은 소리 높여 외쳤다. ‘두고 봐라, 이제 한국 경제는 끝났다.’

5월, 국회는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상쇄시키는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여당의 소위 개혁적인 의원들은 이렇게 말했다. “사용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의 반대 논거였던 걸림돌이 치워졌다. 개정안은 속도조절론을 넘어 멈춤 없는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다.”(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 이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이들이 어떤 목소리를 냈는지 들어본 바도 없으며, 아무도 알지 못한다.

7월, 속도조절이라는 언론과 정치권의 융단폭격 속에 내년 최저임금은 표결 끝에 공익위원이 제출한 8천350원으로 결정됐다. 대통령도 인정하고 사과했듯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물 건너갔다. 하지만 보수언론과 사용자, 보수정치권의 공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글과 입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부추긴다. ‘최저임금으로 고용대란은 현실화됐다’ ‘자영업 매출 급감, 소상공인들 말라죽을 수밖에’라는 마타도어가 넘실댄다. 이제 최저임금은 한국 경제 위기의 주범이 됐다.

나는 우리 사회가 최저임금에 너무 과도한 책임감을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헌법은 “노동자의 적정임금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국가의 의무를 적시하고 있다. 그 의무를 수행하는 것, 즉 노동자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는 것이 최저임금 존재 이유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2018년 한국 사회에 살면서 157만원으로 삶을 지탱할 수 있는지, 내년 최저임금 노동자의 살림살이가 174만원으로 가능한지를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다. 최저임금이 한국 경제를 절단 낸다면, 우리 사회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일이다.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이 소득주도 성장의 견인차도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은 가계소득을 높여 내수를 살리고 경제를 성장시켜 일자리의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은 그저 최저임금일 뿐이다. 최저임금에게 너무 무거운 역할을 주지 말고, 경제성장은 다른 정책과 제도로 이루기를 바란다. 경제의 선순환 효과를 위해서 ‘저비용’ ‘고효율’을 노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

여전히 날은 덥고, 최저임금 논란은 뜨겁다. 올해 여름이 1994년의 무더위를 제치고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면 아마도 ‘을’들의 싸움이 된 최저임금 논란을 뒤에서 지켜보며 웃을 ‘갑’들 때문에 뻗친 열 탓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폭염 속에서 가져 본다.

p.s. 더위에 지치다 보니 자연스레 퇴근길 시원한 맥주 생각이 난다. ‘만나면 좋은 친구’들과 잔을 부딪치면 이 더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반갑다고 셀카를 찍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서는 안 된다. 친구들은 만나서 반갑겠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부적절하다’는 적절하지 못한 표현들로 이 여름을 더 덥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교육선전본부 실장 (labornews@hanmail.net)

이은호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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