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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화 땐 단순작업자, 정규직화 논의 땐 고도 전문가] “국민 생명·안전업무만 30년 그래도 정규직 전환 안 되나요?”

기사승인 2018.07.23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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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댐·보 점검·정비 노동자, 수자원공사와 정규직 전환 갈등

   
▲ 수도 펌프장 점검정비 작업 모습 <수자원기술주식회사노조>
수도와 댐·보 시설을 점검·정비하는 용역노동자들이 한국수자원공사에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상시·지속업무인데다 국민의 생명·안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도 1단계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빠졌다고 주장했다.

수자원기술주식회사노조 “1단계 전환대상에서 빠져”

22일 한국노총과 수자원기술주식회사노조에 따르면 사회기반시설인 광역상수도와 댐·보 같은 수자원 시설물 점검·정비업무를 하는 용역노동자들이 지난 19일 수자원공사에 정규직 전환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서 이들은 △민간위탁과 용역과의 차이 △1단계 정규직 전환에서 빠진 이유를 묻고 “점검·정비 용역노동자가 공공부문 1단계 정규직 전환 대상 용역노동자임을 확인한 연구용역 결과를 제출하니 조처해 달라”고 요구했다.

수자원기술주식회사는 1986년 수자원공사 자회사인 수자원시설보수로 출범했다. 94년 한국수자원기술공단(정부 재투자 100%)으로 이름을 바꿔 발전소·수처리시설 등 대규모 복합시설 설치와 시설 분해·점검·정비, 정밀진단 일을 했다. 그러다 2001년 민영화한 후 사명을 수자원기술주식회사로 변경해 종업원지주회사로 탈바꿈했다. 현재 수자원공사와 용역계약을 맺고 전국 7개 권역 정수장과 관로 및 터널, 수력발전기·수문 등 국가기반 시설물 점검·정비 업무를 하고 있다.

김용식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지난해 7월 발표된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점검·정비 노동자들은 1단계 전환 대상자”라며 “수자원공사에서 기술용역 8개 부문 업체에 정규직 전환 관련 공문을 발송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했지만 수도와 댐·보 시설 점검·정비 부문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수자원공사는 점검·정비업무와 관련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3단계 전환 대상인 '민간위탁'으로 보고 있다. 김성용 노조 대외협력국장은 “19일 면담에서 공사는 '3단계 민간위탁 부문 실태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사내 변호사를 통해 3단계 전환 대상인 민간위탁이라는 자문을 받았고 그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며 “공사는 점검·정비 분야가 가이드라인의 전환 예외사유인 ‘민간의 고도 전문성 업무’라는 이유를 댔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1년 단순반복 업무라며 점검·정비업무를 민영화해 놓고 이제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라며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공사 내에도 동일한 점검·정비업무를 하는 자체 인력이 있기 때문에 ‘민간의 고도 전문성 업무’라는 이유는 성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용역노동자냐, 민간위탁 노동자냐

정부는 지난달 13일 3단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위한 민간위탁 실태조사를 각 공공기관에 지시했다. 이를 토대로 3단계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성용 대외협력국장은 “수자원공사는 점검·정비 노동자들을 3단계로 분류해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민간위탁 시장이 40조~50조원 규모로 방대해 실제 정규직화하는 비율은 극도로 낮을 수밖에 없다”며 “가이드라인에서 상당수가 걸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민간위탁이라면 회사가 예산 안에서 급여를 지급해야 하지만 모든 것을 공사에서 책정하고 공사 지휘·감독 아래 일하고 있기 때문에 용역노동자”라며 “1단계에서 당연히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됐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노·사·전문가협의체 구성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수자원기술주식회사 노동자들의 ‘용역노동자 해당 여부’를 검토한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수도와 댐·보 시설 점검·정비 용역업무는 국민의 생명·안전과 공업용수 공급, 전력공급 등 생산활동과 직결된 것으로 정규직화를 통해 안정적이고 질 높은 공공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가이드라인의 정규직 전환 기준에 기초해 판단할 때 상시·지속적 업무와 생명·안전업무를 수행하고 용역계약시 공공기관에서 인건비를 구체적으로 산정하고 채용해야 할 노동자수 등을 정한 것으로 볼 때 용역노동자로 1단계 정규직 전환 대상자”라고 판단했다.

유성규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참터)는 의견서에서 “정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수자원기술주식회사 노동자들이 수행하는 업무는 연간 9개월 이상 계속되는 업무일 뿐만 아니라 동일한 업무가 2년 이상 계속 수행될 것이 명확한 경우”라며 “정규직 전환 예외사유에 해당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시·지속적 업무와 생명·안전업무에 해당되는 바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노동부 “민간위탁·파견·용역 불분명”

수자원공사는 올해 4월 ‘수도 및 댐·보시설 점검정비업무 개선방안 수립·시행’ 계획을 세우고 자체 점검정비 인력 확대 방안을 마련했다. 수자원공사는 “수도·수자원시설의 주요 설비에 대한 점검·정비 자체기술력 확보와 외부 의존적 기술구조 개선을 위한 자체 점검·정비 개선방안을 수립하고자 한다”며 "현행 64명인 자체 점검·정비 인력을 핵심기술 수행체계로 변경해 최대 265명까지 확대하고, 점검·정비 용역업무는 비핵심기술 위주로 개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용식 수석부위원장은 “수자원공사는 자체 기술력을 확대하며 용역노동자에게는 보조업무만 맡기겠다고 한다”며 “30년 넘게 기술을 쌓고 일해 온 우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은 채 자체인력만 늘리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수자원공사는 2011년부터 수자원기술주식회사 등에 용역업무를 위탁함과 동시에 공사 정규직을 통해 자체 점검정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에서 밝힌 정규직 전환 예외사유인 ‘민간의 고도 전문성, 시설·장비 활용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동일업무를 수행하는 수자원공사 정규직에 비해 임금은 반밖에 되지 않는 데다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하루에도 기술자 3~4명이 이직을 하고 있다”며 “국가 시설물의 안전을 다룬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민간위탁과 파견·용역 간 (경계가) 불분명한 지점이 있다”며 “현재 3단계 민간위탁 부문에 대한 실태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측은 점검·정비 용역노동자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에 대해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며 “추후에 연락해 달라”는 입장만 밝혔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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