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채용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인사 책임자를 처벌하고 징계해 달라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됐다.

금융노조와 금융정의연대·민달팽이유니온·빚쟁이유니온·청년광장은 26일 "은행 채용비리 책임자를 처벌하고 징계해 달라는 국민청원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는 92년생 김지영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게시했다. 취업준비생인 가상의 인물인 김씨의 입을 빌려 채용비리에 절망하는 청년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김씨는 이 글에서 "금수저도 아니고 일류대학도 아니며 여성인 제가 노력해서 딛고 올라갈 계단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은행 최종면접에서 떨어질 때마다 노력이 부족했다며 스스로를 탓했던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이 사회가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청년들의 노력을 짓밟는 채용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 비리몸통 CEO를 일벌백계해 달라"며 "청탁자들 명단을 공개하고 채용비리 관련자들을 징계하고 피해자들을 구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청년단체들이 청원운동에 함께했기 때문에 청원글에는 허구가 아닌 현실이 담겨 있다"며 "정부는 채용비리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피해자 구제와 채용비리 근절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 수사와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6개 은행에서 695건의 채용비리 정황이 확인됐다. 검찰은 전·현직 은행장 4명을 포함해 모두 38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은행 최고 인사책임자인 지주회장은 제외돼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 은행은 여성 응시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주요 명문대학 출신자에게 가점을 주는 등 갖가지 방식의 채용비리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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