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문성근씨가 아버지 문익환 목사 묘역에서 남북 대표단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했다. <윤자은 기자>
“열사의 정신을 기리며 일동 묵상하겠습니다.”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참석차 방남한 북측 대표단과 선수단이 12일 오전 남측 노동자들과 함께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았다.

주영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참가자들이 함께했다. 이날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 문익환 목사 묘소를 참배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열사의 약력을 설명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씨와 전순옥씨도 참석해 북측 대표단과 선수단을 맞았다.

양대 노총과 조선직총 대표단, 선수단이 열을 지어 헌화했다. 배우 문성근씨는 "1989년 평양에 다녀온 문익환 목사는 통일이 됐다고 선언하고 통일의 구체적 방안에 합의했기 때문에 남북 당국자가 실천만 하면 된다고 했다"며 "그런데 어, 하는 사이에 30년이 흘러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4·27 판문점선언으로 조성된 새로운 국면에서는 허송세월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 자리가 함께 힘을 모으고 다짐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측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가는 북측 대표단·선수단에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우리는 하나다” “다음에 또 만나요” “평양에서 같이 냉면 먹어요” “꼭 다시 만나요”라고 말하며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북측 관계자들은 시종일관 미소로 답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다” 구호가 터져 나왔다. 북측 대표단과 선수단이 버스에 오른 뒤에도 버스가 도로로 나갈 때까지 버스 안과 밖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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