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이 청와대 앞에서 “정부와 쌍용자동차는 결자해지에 나서라”고 외쳤다.

정리해고 제도를 도입한 정부와 이를 앞세워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몬 회사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다.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가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결자해지 쌍용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전국 곳곳에서 출발한 '결자해지 버스'를 타고 온 시민 2천여명이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 모였다.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 단위 집회가 열린 것은 2015년 10월 이후 3년 만이다.

시민들은 얼마 후 광화문광장 거쳐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행진했다. 쌍용차범대위가 마련한 이동식 무대가 행렬 선두에 섰다. 무대를 에워싼 흰색 천에는 '30' '2009' '119'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30여명이 무대를 끌었다.

2009년 쌍용차는 2천646명을 정리해고했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과 함께 도입된 근로기준법상 경영상해고 제도를 근거로 삼았다. 이후 30명의 해고자와 해고자 가족이 목숨을 잃었다. 무대 위 무용수는 흰 깃발을 들고 춤을 추며 망자의 넋을 위로했다. 현재 119명의 해고노동자가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행진은 1시간가량 이어졌다.

청와대 앞에서 본대회가 열렸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쌍용차 참사는 대통령이 고용노동부·대법원을 동원해 30명을 죽음으로 내몬 국가적인 참사”라며 “회계조작과 노조파괴를 한 쌍용차와 정부가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쌍용차가 과거 정리해고 당시 경찰·검찰·고용노동부 등과 접촉한 정황이 담긴 비밀문서 100여개가 드러났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2심을 뒤집고 쌍용차 정리해고를 합법화한 대법원 확정판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함께 살자는 노동자들에게 경찰은 테이저건을 쏘고, 쇠몽둥이를 휘두르고,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최소한 지난 정부의 잘못에 대해 사죄하고 손해배상 청구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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