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와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조파괴 범죄자 엄중처벌과 불법파견 시정명령 등 노동적폐 청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정기훈 기자>
이름난 전·현직 고용노동부 관료들이 한 사람씩 호명됐다. 노동자들은 야유를 보내며 무대에 선 나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의 말에 호응했다.

민주노총이 21일 오후 서울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조파괴 가담 혐의자 인사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동자 500여명이 함께했다.

나두식 지회장은 투쟁사를 통해 “노동부가 삼성과 짬짜미로 불법파견을 은폐하고 출구전략을 만든 이들이 아직도 현직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조사 결과 2013년 노동부의 삼성전자서비스 근로감독 결과가 고위공무원 개입으로 불법파견에서 합법도급으로 뒤집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몇 차례 검토회의까지 개최한 사실도 확인됐다. 나두식 지회장은 “가담자가 하도 많아 종이에 적어 왔다”며 검토회의 참여자와 행적을 소개했다.

지회에 따르면 권영순 전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이다. 임무송 전 노동부 근로개선정책관은 서울지방노동위원장을 지낸 뒤 퇴직했다. 박화진 전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으로 활동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조파괴를 시도하고 불법파견을 은폐한 당사자가 그것을 조사하는 개혁위원으로 활동했다”고 비판했다.

이태희 전 부산지방노동청장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상임이사로 내정됐다. 하미용 전 중부노동청장은 현직 경기지방노동위원장이다. 권혁태 전 서울지방노동청장은 얼마 전 대구지방노동청장으로 옮겼다.

나두식 지회장은 “삼성과 손잡고 불법파견을 숨긴 관료들이 문재인 정권에서도 살아남아 영접받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노동적폐 청산에 털끝만큼의 의지도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이성용 전교조 충북지부장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이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던 중 쓰러져 병원에 후송된 뒤 9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이성용 지부장은 “문재인 정부 민낯이 드러나면서 80%대 지지율이 50%대로 추락하고 있다”며 “앞에서는 적폐청산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적폐청산을 지속하는 사이 수많은 노동자들과 교사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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