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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보건의료 분야 노사정은 여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8월23일 한자리에 모여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동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노사정은 공동선언문에 “보건의료 일자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일자리 창출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서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노동계와 병원업계는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보건의료인력 노동시간단축과 근무환경 개선, 일·가정 양립 방안 마련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성실히 논의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보건의료인력 관리와 지원을 위한 법·제도·재정적 기반을 강화하고,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에 ‘보건의료 분야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공동선언 이행은 고사하고 보건의료 일자리 창출을 둘러싼 노사정 행보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노동계와 정부·사용자가 서로 다른 이정표를 들고나오면서 일자리위 산하 보건의료 일자리특별위원회도 혼란에 빠졌다.

보건의료 일자리특위
제약·의료기기·화장품 산업 육성?


10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열린 보건의료 일자리특위에 '바이오헬스 일자리 창출 계획안'이 제출됐다. 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14만6천명 수준인 바이오헬스 일자리를 2022년까지 18만8천명으로 확대하고 바이오헬스 전문인력을 2022년까지 1만명을 육성한다. 이를 위해 △제약·의료기기·화장품 산업 육성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기반 구축 △의료기기 글로벌 성공모델 창출을 추진한다.

최근 정부·여당의 규제프리존 논의와 맞물려 의료영리화 정책으로 지목된 의료기기산업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 제정안도 계획안에 포함됐다. 혁신형 의료기기 연구개발 확대와 산업육성 근거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노동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건강과 의료체계를 망가뜨리는 내용을 마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보건의료 일자리특위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처럼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여력이 큰 사업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하지 않고, 박근혜 정부 당시 무분별한 규제완화로 비판을 받았던 의료영리화 정책을 일사천리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건의료 일자리특위 회의에서도 노동계 위원을 비롯한 다수 참가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안건을 회의 당일 배포해 검토할 시간도 충분히 주지 않았다"며 "안건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일자리위가 11일 7차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민주노총 7차 일자리위 본회의 불참할 듯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보건의료 분야에서 가장 먼저 노사정 공동선언이 나왔던 이유는 다른 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여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건서비스업 고용유발계수는 16.7명으로 전 산업 평균(8.7명)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당초 보건의료 일자리특위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나 호스피스 같은 새로운 의료서비스 도입에 따라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노동시간단축이나 노동조건 개선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자는 데 뜻을 모았다. 특위가 논의과제로 선정한 10대 과제 역시 △간호인력수급 종합대책 수립 △보건의료인력 모성보호와 일·가정 양립 방안 △보건의료 분야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등 근로안정화 방안 △의료기관의 일자리 창출 환경 조성 △인력자원 투입에 대한 보상 방안이 주를 이룬다.

그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 일자리 성적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10대 과제 중 10번째에 자리했던 '일자리 창출 미래형 신산업으로 보건산업 육성'이 가장 앞으로 나오게 된 배경이다.

민주노총은 일자리위가 이를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불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주호 정책실장은 "일자리위가 노동계를 무시하고 의료민영화 우려가 있는 정책을 안건으로 밀어붙였다"며 "민주노총은 11일 열리는 7차 본회의에 불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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