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삼성에서 부는 노조설립 바람이 좀처럼 거세지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회사가 신생 노조와 교섭을 해태하거나 노조탈퇴를 종용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며 "삼성의 무노조 경영방침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삼성웰스토리지회·삼성지회 CS모터스분회, 서비스연맹 에스원노조와 민변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이 금지하는 노조파괴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는 삼성 회사들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 노조는 삼성그룹과 협력사 소속 노동자를 조직화하고 있다. 세 노조가 이날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유사한 부당노동행위가 각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에버랜드에서 특수차량을 운전하는 노동자들은 올해 6월 CS모터스분회를 설립했다. 노조설립 직전에 회사 간부는 업무 중 교통사고로 징계위원회 참석을 앞둔 노조설립 준비자에게 "노조에서 나오면 선처라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관리자는 다른 조합원도 탈퇴시키라고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웰스토리 관리자들은 지난해 4월 지회설립 기자회견을 앞두고 지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를 만나 기자회견 불참을 요구했다. 한 관리자는 "전화기를 끄고 잠수를 타면 뒷일을 수습해 주겠다"거나 "명예퇴직을 하라" 혹은 "원하는 부서와 원하는 연봉을 주겠다"는 말로 회유했다.

에스원노조는 지난해 7월 설립됐다. 인사담당자는 조합원에게 연락해 "노조를 탈퇴하면 원하는 지역으로 발령해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계속 딜(거래) 했다는 얘기는 절대 새어 나가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받았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탓에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조장희 삼성지회 부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직접고용 발표로 무노조 경영을 포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삼성은 세 곳의 노조·지회·분회와 불성실한 교섭을 하거나 노조무력화를 목적으로 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여전히 실행하고 있다"며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부당노동행위를 엄벌해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이번 고소는 민변 삼성노조파괴대응팀에서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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